렉시 톰슨이 2일 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 17번 홀에서 리플레이스 실수를 하는 장면. [JTBC골프 캡처]
“벌타는 농담인 거죠?”
렉시 톰슨(미국)이 예기치 못한 벌타 소식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 12번 홀. 갑자기 돌발 상황이 알려졌다. 톰슨이 3라운드 17번 홀에서 리플레이스 실수가 포착돼 벌타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 경기를 TV로 보던 시청자의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언더파로 3타 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던 톰슨은 12번 홀에서 1m 파 퍼트를 놓쳤다. 최종 라운드에서 나온 첫 보기였다. 13번 홀로 이동하던 중 경기위원회가 전날 17번 홀 벌타 상황을 톰슨에게 통보했다. 전날 17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톰슨은 40cm 정도 남겨두고 홀아웃하려 했다. 탭인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었지만 마크를 한 뒤 공을 집어 들고 다시 공을 놓았다. 하지만 이 순간 리플레이스 실수가 일어났다.
톰슨은 무심코 볼을 다시 놓았지만 이 위치가 원위치와 달랐던 것이다. 원래는 코인으로 마크를 했을 때 공에 가려 볼마커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공을 놓을 때 홀 방향 앞쪽으로 리플레이스를 하는 바람에 코인이 선명하게 보였다. 경기위원회는 이 방송 화면을 보고 원위치와 다르게 리플레이스를 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톰슨은 잘못된 리플레이스로 2벌타를 받았고, 3라운드 스코어카드 오기로 2벌타를 더 받게 됐다. 결국 4벌타를 받아 3라운드 17번 홀 스코어가 파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정정됐다.
4벌타를 받은 톰슨은 16언더파에서 12언더파로 떨어져 순위가 5위까지 내려갔다. 청천벽력 같은 벌타 소식에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한 모습이 역력했다.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웠을 텐데 톰슨은 13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다시 선두로 올라서는 강인함을 보여줬다.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러프에 잠겼지만 세컨드 샷을 그린에 잘 올렸다. 그리고 톰슨은 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캐디와 하이파이브하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챔피언 조에서 함께 경기를 하고 있었던 수잔 페테르센이 보기를 적어 톰슨은 다시 13언더파 공동선두로 올라갔다.
톰슨의 벌타 소식은 페테르센은 물론이고 선두 경쟁을 하고 있었던 박인비, 유소연 등에게도 모두 전해졌다.
눈에서 계속 눈물은 났지만 톰슨은 15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결국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