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이 15일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17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롯데 제공]
장수연(23)이 미국 무대 직행 티켓 획득의 기회를 잡았다.
장수연은 15일 미국 하와이주 코올리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낚으며 17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3라운드를 선두에 1타 차 2위로 끝냈던 장수연은 하와이에서 좋은 성적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14언더파 공동 2위 크리스티 커(미국), 알레나 샤프(캐나다)와는 3타 차다. 특히 장수연은 이번 대회에서 54홀 노보기를 하는 동안 버디만 17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장수연은 2013년 캐나다 여자오픈의 리디아 고 이후 처음으로 초청 선수 우승을 겨냥하게 됐다. 롯데 소속의 장수연은 스폰서 초청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 그 여세를 몰아 지난 시즌 롯데 챔피언십에서 한국과 미국의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새벽부터 긴 하루를 보냈던 장수연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새벽에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러야 했던 장수연은 버디 1개를 추가해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마쳤다. 휴식을 취한 뒤 다시 3라운드 경기에 돌입했지만 현지시간으로 12시25분에 번개 예보로 경기가 중단됐다. 1번 홀을 막 끝낸 장수연은 다시 경기가 재개될 때까지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새벽부터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장수연은 자신의 페이스를 지켜나갔다. 드라이버 티샷은 대부분 이상적인 방향으로 정확히 날아갔다. 주로 3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던 동반자 에리야 쭈타누깐(태국)보다 더 멀리 나갈 정도로 장타를 선보였다. 이날 컨디션도 좋아 보였다. 장수연은 멀리 보내고 웨지나 아이언으로 핀을 보고 직접 공략하는 공격적인 코스 매니지먼트로 타수를 차곡차곡 줄여나갔다.
장수연은 재개된 경기에서 2번 홀 2m 버디로 11언더파로 올라갔다. 5번 홀에서 1.5m 퍼트를 넣으며 두 번째 버디를 성공시켰다. 6번 홀에서는 세컨드 샷이 프린지에 떨어졌지만 4m 거리에서 시도한 퍼트가 쏙 들어갔다. 그리고 7번 홀에서도 비슷한 거리의 퍼트를 집어넣으며 3연속 버디의 휘파람을 불었다.
14언더파 선두를 유지했던 장수연은 후반 들어 빗방울이 굵어지고 어두워졌음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장수연은 13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1.5~2.5m 기회를 모두 버디로 연결시켰다. 3라운드의 두 번째 3연속 버디였다. 17언더파까지 올라선 장수연은 남은 홀도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친 끝에 노보기 행진을 이어나갔다.
2005년 데뷔 후 241번의 경기 동안 우승이 없었던 샤프도 이날 좋은 경기를 했다. 7타를 줄이고 있다 마지막 홀에서 2m 파 퍼트를 놓쳐 14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샤프도 장수연과 함께 LPGA투어 첫 승을 노리게 됐다.
베테랑 크리스티 커가 10언더파 62타로 코스레코드 타이 성적을 내며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커는 어떤 거리에서도 버디를 집어넣으며 신들린 퍼트감을 뽐냈다.
전인지도 이날 보기 없이 7타를 줄이며 12언더파 4위까지 뛰어 올랐다. 전인지는 13번 홀부터 4연속 버디를 솎아내는 등 놀라운 뒷심을 보여줬다.
세계랭킹 1위를 겨냥하고 있는 유소연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여 3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6위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이날 7타를 줄이며 41위에서 공동 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김해림도 5타를 줄여 8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박인비와 이미향, 지은희 등이 7언더파 공동 15위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16일 오전 7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