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이 27일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8언더파로 올라섰다. [볼빅 제공]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
‘중고신인’ 이정은(29)이 미국프로골프협회(LPGA)투어 2년 차 생활을 즐기고 있다. 2015년 신인 신분이었지만 KEB하나은행 대회를 포함해 딱 3경기만을 뛰었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가 LPGA투어 첫 해나 다름없다. 올해 풀시드를 획득한 이정은은 골프만 신경 쓰며 투어를 누비고 있다. 성적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정은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건 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8언더파로 선두권에 올랐다. 이틀 연속 4타를 줄인 이정은은 올 시즌 최고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정은의 LPGA투어 최고 성적은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컵 19위다.
이정은은 이날 1라운드와 같이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엮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이정은은 전반과 후반에 각 버디 3개씩 기록했다. 파5 4번 홀에서 3m 버디를 낚은 뒤 5번과 6번 홀에서 핀 1m 안에 공을 떨어트려 3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9언더파까지 올라선 이정은은 7번 홀에서 아쉽게 보기를 적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마쳤다.
이정은은 “프리퍼드 라이 룰이 적용돼 덕을 좀 본 것 같다. 페어웨이에 보낸 공은 그린을 공략하기가 수월했다”며 “아이언 샷이 비교적 잘 됐고, 이번 대회에서 탭인 버디를 8개 정도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이정은은 그린 적중률이 56%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린에 떨어진 아이언 샷은 정교했다.
특히 퍼트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이정은은 이날 퍼트 수 24개를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는 그린을 1번만 놓쳤고, 퍼트 31개를 기록한 반면 2라운드에서는 그린 적중률이 낮은 대신 퍼트 수가 적었다. 이정은은 “사실 미국 코스는 퍼트가 가장 힘들다. 아직 다양한 잔디에 적응되지 않았다”며 “특히 1m 거리의 라인이 애매하다. 라인도 그렇고 그린의 결도 파악해야 하는데 정확하게 읽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과 궁합도 맞다. 이정은은 “평지인데 왠지 한국 코스 같은 느낌이 있다. 오르막 내리막이 있고, 페어웨이 넓은 곳도 있고 해서 한국 코스와 유사하다”며 “그래서 더 자신 있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년째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이정은은 아직 영어가 서투르다. 이정은은 “물건 사는 건 괜찮은데 영어 인터뷰는 아직 많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미국 생활은 점점 편해지고 있다. 그는 “2015년은 경기를 얼마 뛰지 않았다. 또 한국에서 급하게 넘어와서 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였기에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미국에 적을 두면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고 골프만 신경 쓰면 돼 즐겁게 경기를 치르고 있다. 국내 무대보다도 더 재미있다”고 활짝 웃었다.
JTBC골프는 대회 3라운드를 28일 오전 4시부터 생중계한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