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40분께 미국 국기가 달린 관용차를 타고 클럽하우스를 통과하고 있다. [JTBC골프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72회 US여자오픈이 열리고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3시40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용 관용차로 보이는 검은색 밴을 타고 클럽하우스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비가 내린 탓에 차에서 내리지 않고 손을 흔들며 프레스 라인을 통과했다.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골프장에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기가 달린 차량 중 두 번째 밴에 앉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US여자오픈 방문은 경기 전부터 화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에서 대회가 개최됐기 때문에 대통령의 방문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일정이 비밀로 부쳐진 가운데 언론들은 대통령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미국골프협회(USGA)는 대통령 방문 여부에 대해 정확한 확답을 주지 못했다.
대통령의 방문 징조는 여기저기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우선 대회 기간 동안 대회장 근처에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됐다. 1라운드가 끝난 뒤에는 USGA가 선수들에게 보완 강화 소식을 알렸다. 캐디백까지 검사할 계획이라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골프장에 도착하라고 권고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 자신의 트위터에 “파리를 떠나 US여자오픈에 가기 위해 미국 뉴저지로 간다”며 자신의 일정을 공개했다. 그러자 USGA도 40분 뒤 공식 성명을 통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대회장에 온다며 진심으로 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US여자오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USGA는 “대통령의 방문은 역사적인 일이고 영광이다”고 반겼다. 남녀 US오픈에서 대통령이 대회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라고 한다.
한국 선수들도 대통령 방문 소식에 놀라운 반응을 드러냈다. 신예 이정은은 “한국에서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는데 미국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향도 “정치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 하지만 대통령의 방문으로 이번 US여자오픈의 의미가 더 커지지 않을까요”라며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티 커(미국)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불독' 크리스티 커는 트럼프 대통령과 동반 라운드를 했고, 대통령 선거 때도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한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은 대회 전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히스패닉계인 리젯 살라스(미국)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2001년 9월11일 테러 이후 가장 슬픈 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왔다.
베드민스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