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우승 직후 어머니를 보자 눈물을 쏟아냈다. [사진 김두용]
US여자오픈을 제패한 박성현이 눈물을 보였다.
박성현은 17일(한국시간) 끝난 US여자오픈에서 11언더파를 기록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LPGA투어 생애 첫 우승이다. 박성현은 데뷔해인 올 시즌 13경기에 출전해 톱5에 4번 들었다. 신인왕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아쉽게 우승이 없었다.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차지한 박성현은 "솔직히 수상 소감을 말하는 순간에도 믿기지 않았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와주시고 또 교민들께서 음식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박성현이 우승 후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그의 어머니였다. 박성현은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박성현은 어머니를 보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어머니는 박성현을 꽉 안아주며 우승을 축하해줬다. 박성현은 "엄마가 '성현아 잘했다'고 말했을때 우승이 실감났던거 같고 서로 눈물이 났다. 엄마한테 '고맙고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17번 홀 1.5m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에 성공한 박성현은 파5 마지막 홀에서 위기를 맞았다. 세 번째 샷이 핀을 훌쩍 넘어 그린 뒤로 넘어갔다. 박성현은 "네 번째 샷을 앞두고 머리가 하얘졌다. 그래도 매일 했던 연습이라 자신감을 가지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성현은 네 번째 샷을 핀 1m 안팎으로 붙였고, 무사히 파세이브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아픔이 있다. 비회원 신분으로 최종 라운드까지 우승 경쟁을 했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위해 투온을 노렸지만 두 번째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며 아쉽게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성현은 "작년 대회 때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조급해졌다. 타수를 줄이려고 하다보니 실수가 나왔다. 이런 경험들이 올해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대회를 앞두고 쇼트게임을 관건으로 꼽았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그린 적중률 73.6%, 평균 퍼트 수 28.5개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스윙코치를 따로 두지 않고 혼자 연습하고 있다. 특히 쇼트게임에 주력하고 있다. 완벽한 스윙을 하고 싶어서 스윙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연습한다"고 비결을 밝혔다.
박성현은 영어가 서툴러 통역을 통해 한국어로 인터뷰를 한다. 그러나 박성현은 공식 인터뷰 막바지에 영어로 "Thank You USGA. Specially thanks to my fan"이라며 미국골프협회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성현이 영어로 인터뷰를 하자 엄청난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베드민스터=김두용 기자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