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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향, 골프백 분실 '액땜' 등 뒷이야기

김두용 기자2017.07.31 오전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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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향이 스코티시 여자오픈을 준비하면서 공항에서 골프백을 분실했던 액땜 등을 털어놓았다.

비행기 놓치고, 가방 분실 소동까지. 모든 것이 우승을 위한 ‘액땜’이었다.

스코티시 여자오픈을 앞두고 이미향의 스케줄은 꼬였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신생 대회인 스코티시 여자오픈이 열린 코스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고 본 대회를 치러야 했다. 이미향은 스코티시 여자오픈이 열린 던도널드 링크스가 처음이라 현지시간으로 25, 26일 이틀간 연습 라운드를 계획했다. 하지만 비행기가 지연되고, 가방 분실 소동까지 겹치면서 결국 25일 연습 시간을 완전히 날려 버렸다.

23일 밤 미국 덴버에서 출발했던 이미향은 비행기가 지연되면서 시작부터 꼬였다. 보스턴으로 건너간 이미향은 예정된 연결 편을 탈 수 없었다. 공항에서 한참을 기다린 이미향은 다음 비행기를 타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함께 와야 했던 골프백이 도착하지 않아 문제가 더 커졌다. 그러면서 25일 도착 후 연습 라운드를 하려 했던 이미향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에딘버러 공항에서 발을 동동 굴리며 골프백을 기다렸지만 찾을 수 없었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던 이미향은 아이슬란드 항공에 조치를 요구한 뒤 우선 골프장으로 떠났다. 골프백이 없더라도 코스를 돌아보고 퍼트 연습이라도 해볼 심산이었다. 이미향은 렌트를 한 클럽으로 겨우 연습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분실된 골프백은 하루가 지난 26일 오후에 돼서야 받을 수 있었다. 이미향은 가까스로 연습 라운드를 했지만 온전하지 못했고, 충분하지 않았다. 골프백 분실 소동은 물론이고 처음 오는 코스에다 까다로운 링크스 코스라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1, 2라운드에선 역시 쉽지 않았다. 첫 날 1오버파 73타, 둘째 날 3오버파 75타로 간신히 컷 통과에 성공했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날씨와 환경은 오히려 이미향에게 기회의 장이 됐다.

1, 2라운드를 통해 코스 적응도를 높인 이미향은 3라운드부터 펄펄 날았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고,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븐파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이미향은 전반 9홀 동안 버디 6개를 낚는 놀라운 경기력으로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틀 동안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이미향은 결국 베테랑 카리 웹(호주)과 크리스티 커(미국)를 따돌리고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는 기적을 연출했다. 최종일 6타 차를 뒤집는 ‘역전쇼’였다.

이미향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5일 골프백을 잃어버리는 소동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이미향은 최근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었다. 매뉴 라이프 클래식 5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4위 등을 차지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바뀐 스윙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지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이미향은 “시즌 초반 부진은 샷보다 멘털적인 부분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스윙코치를 교체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이미향은 유소연과 조던 스피스의 코치인 카메론 매코믹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이미향은 “코치를 바꾸고 요즘 기술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특히 어프로치를 하는 다양한 기술을 배웠고, 스윙도 정교하게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스윙 교정이 스코티시 여자오픈 우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미향이 이틀 동안 10타를 줄이며 대역전극을 쓸 수 있었던 건 견고한 샷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능력도 훌륭했다. 특히 마지막 날 17번 홀에서 오르막 그린을 향해 시도한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은 정말 일품이었다. 결국 핀 2m에 샷을 붙인 이미향은 파 세이브를 해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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