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내달리던 김세영이 3타를 잃고 6위를 차지했다.
바람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김세영이 미풍에 무너졌다.
김세영은 31일 스코틀랜드 에어셔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애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스코티시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3개 기록하며 최종 합계 3언더파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빨간 바지의 마법'은 링크스 코스에선 통하지 않았다.
김세영은 바람에 강한 선수다. LPGA통산 6승 중 절반을 바람이 많이 부는 섬에서 거뒀다. 2015년 퓨어실크 바하마(바하마 섬), 롯데 챔피언십(하와이), 블루베이 LPGA(중국 하이난섬)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도 강한 바람이 부는 링크스 코스에서 열렸다. 김세영은 카리 웹(호주)과 함께 3라운드까지 6언더파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비바람이 몰아친 3라운드 마지막 2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 기대를 부풀렸다. 3라운드까지 오버파 라운드를 기록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다른 날에 비해 오히려 바람이 적게 분 최종 라운드에서 크게 흔들렸다. 특히 퍼트가 계속해서 어긋났다. 첫 홀부터 3m 파 퍼트를 놓쳤다. 7번 홀과 10번 홀에서도 파 퍼트가 홀을 빗겨나갔다. 12번 홀에서는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나가며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김세영은 이날 퍼트 수 32개를 기록했다. 특히 타수를 줄일 찬스를 많이 잡았지만 버디를 1개도 낚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한 중반부터는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스윙을 끝까지 하지 못하고 일찍 손을 놓는 경우가 종종 나타났다. 14번 홀 티샷에서는 오른손을 놓치며 공이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미스샷이 나왔다. 드라이버 샷 거리는 뒷바람이 강했던 3라운드(298야드)보다 30야드 가량 준 270야드를 기록했다. 페어웨이를 2번 놓쳤고, 그린 적중률은 61%였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김세영은 4경기 연속 톱10에 오르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음주 열리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앞두고 링크스 코스에 대한 적응도 끝마쳤다. 김세영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2번 출전해 컷 탈락-50위로 고전하고 있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