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이 8일 에비앙 챌린지 본선전에서 4언더파 68타로 우승을 차지해 LPGA투어 메이저 대회
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 [사진=에비앙 챌린지 조직위 제공]
“어릴 때부터 핑크색을 너무 좋아해서 에비앙 챔피언십은 꼭 출전하고 싶었던 꿈의 무대였다.”
무명 김도연(27)이 핑크빛 꿈을 이뤘다. 김도연은 8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 코스에서 열린 2017 에비앙 챌린지 본선전에서 최종 4언더파 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도연은 국가대표 유해란(숭일고1)과 동타를 이뤘지만 백카운트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가려 우승자에게 걸려 있던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 9월 14~27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다.
김도연은 사실 출발 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카트에 붙여진 출전자 명단에 김도연이 아닌 '김도윤'으로 표기가 잘못돼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위 관계자와 캐디들은 잘못된 이름을 보고 “액땜이라 생각해라”며 다독였다. 이들의 말처럼 정말 액땜이 됐다. 전반을 이븐파로 마친 김도연은 같은 조로 플레이 했던 유해란에 4타 뒤진 채 후반을 맞았다.
김도연이 아닌 김도윤으로 잘못 표기된 이름.
후반 들어 퍼트가 잘 떨어졌던 김도연은 버디 4개로 4타를 줄이며 유해란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유해란은 마지막 18번 홀 버디 퍼트가 아쉽게 빗나가 눈앞에서 에비앙 챔피언십 티켓을 놓쳤다. 김도연은 “우승이 결정되고 나서 가장 먼저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렸을 때부터 핑크색을 좋아했고, 방 안이 핑크로 가득하다. 핑크색이 상징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돼 정말 기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김도연은 2009년 프로에 데뷔한 뒤 LPGA투어 무대에 출전한 적이 없다. 처음으로 LPGA투어 무대를 누비게 된 김도연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앞으로 에비앙 챔피언십 준비에 집중하겠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경쟁하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며 “특히 박인비 언니와 동반 플레이를 꼭 하고 싶다. 퍼트 루틴 같은 부분들을 유심히 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김도연은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은 물론이고 프랑스 왕복항공권, 에비앙리조트 숙박권, 에르메스 스카프, 에비앙 스파 등의 푸짐한 부상도 받았다. 우승 상금 5000유로도 챙겼다. “우승 상금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기뻐한 김도연은 "제가 꿈을 키우고 이룰 수 있게 도와준 에비앙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에비앙 챌린지 본선은 당초 아마추어 원투 펀치인 최혜진과 성은정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려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최혜진이 에비앙 챔피언십 자동 출전권을 따내 참가하지 않았고, 성은정은 일정이 맞지 않아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영종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