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14일 에비앙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힘찬 스윙을 선보이고 있다. 박성현은 주요 타이틀 중 평균 타수상이 가장 욕심난다고 밝혔다. [LG전자 제공]
박성현이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올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성현은 14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마지막 메이저라 전쟁 같은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는 우승자의 국기 세리머니에 대해 솔직히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올해는 욕심이 난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박성현은 처음으로 출전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최종 17언더파로 전인지(21언더파)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준우승을 해서 기대감이 커졌고, 더불어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생겼다”며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지난해에 비해 코스 세팅이 더 까다로워졌다. 전인지의 최저타 기록 경신으로 인해 러프와 코스가 좀 더 길어졌다. 박성현은 “러프가 길고 질기다. 만약 러프에 들어가면 찬스가 없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페어웨이 안착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날씨도 지난해에 비해 추워져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더 많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박성현은 ‘닥공’ 스타일답게 피해가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비가 내렸고, 비 예보도 있기 때문에 그린이 젖어 있다. 핀 공략을 직접적으로 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운 박성현은 “장애물이 많은 코스이지만 피해가려고 해도 다 피해지는 게 아니더라. 그린 경사가 심한데 어디 부분을 공략해야 할 것인지를 연구했고, 더 정교하고 정확한 아이언 샷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트로피.
올해 LPGA투어 주요 타이틀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박성현은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처음으로 신인왕과 올해의 선수 동시 수상을 겨냥하고 있다. 또 상금왕과 평균 타수 등의 타이틀도 눈앞에 와있다. US여자오픈을 포함해 시즌 2승을 챙기고 있는 박성현은 1285점을 획득해 사실상 신인왕을 확정지은 상황이다. 그리고 187만8615달러를 벌어들여 상금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의 선수 부문은 130점으로 3위다.
가장 욕심나는 타이틀은 평균 타수상(베어트로피)이다. 박성현은 “상금왕도 욕심이 나지만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은 평균 타수상이다. 베어트로피는 1년 내내 플레이를 펼쳤다는 훈장과도 같은 멋진 타이틀이다.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았지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평균 타수 부문에서 69.00타로 68.88타의 렉시 톰슨(미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 걸린 올해의 선수 우승 포인트가 60점이라 150점의 유소연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든든한 원정 응원단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의 ‘남달라’ 팬클럽 10명이 에비앙에 도착해 열렬한 응원전을 보낼 예정이다. 박성현은 “저 하나 때문에 이렇게 멀리 온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팬분들이 왔을 때 성적이 더 좋았던 게 사실이다. 제 모든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14일 오후 3시18분에 10번 홀에서 유소연, 톰슨과 함께 티오프를 한다. 세계랭킹 1~3위의 맞대결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4일 오후 6시부터 생중계한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