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PGA투어 메이저 챔피언들이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과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유소연, 다니엘 강, 안니카 소렌스탐, 박성현, 김인경. [에비앙=김두용 기자]
“안니카 어워드를 수상한다면 말도 안 되는 일 것이다.”
박성현이 16일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가 끝난 후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에 참석해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옆에 선 박성현은 ‘만약 안니카 어워드를 받게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매번 TV에서만 보던 순간이라 첫 승만큼이나 기쁠 것 같다.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 간다”고 말했다.
이날 박성현을 비롯해 올해 메이저 챔피언들이 모두 모였다. 블랙으로 옷을 맞춘 박성현은 이 자리에서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다시 한 번 들어올렸다. 그는 “소렌스탐을 대회장에서 몇 번 봤는데 제대로 말도 걸지 못했다. 부끄럽기도 하고 제가 영어를 잘 못해서이기도 했다”며 “오늘은 바로 옆에서 소렌스탐이 하는 좋은 말을 듣는 등 모든 게 신기했다. 그리고 올해 메이저 대회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니카 어워드는 5개 메이저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현재 78점을 수확하고 있는 유소연이 1위를 달리고 있다. US여자오픈 우승자 박성현은 60점을 획득해 김인경, 다니엘 강(미국)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에비앙 챔피언십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박성현이 준우승 이상을 성적을 거두면 안니카 어워드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성현은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2타를 잃어 1라운드 선두에서 6언더파 공동 4위로 밀렸다. 버디 3개를 뽑았지만 샷 난조로 보기 5개를 범했다. 그는 “어제와는 상반된 라운드였다. 골프가 매일매일 다르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며 “아이언 샷을 할 때 좋은 느낌이 하나도 없었고, 정말 불편했다”고 털어놓았다. 1라운드에서 그린을 한 번만 놓쳤던 박성현은 2라운드 그린적중률이 61%에 머물렀다.
그린의 상태나 날씨 탓이라기보다 자책하는 마음이 강했다. 그는 “날씨도 좋았는데 제가 못했던 거 같다. 퍼팅의 거리감도 조금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지막 홀 버디는 중요했다. 박성현은 “마지막 홀 버디가 굉장히 소중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18홀이 남아서 정말 다행이다. 마지막 날 한 홀 한 홀 소중하게 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성현은 ‘기다리면 된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US여자오픈도 기다리고 인내하다 보니 기회가 찾아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성현은 “예전에는 참을성이 없었다. 하나 실수를 하면 그걸 계속 다음 홀로 가져가면서 타수를 잃은 적이 많다”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찬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종일 비 예보에 대해서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는 “에비앙에서 비는 정말 많이 맞아봤기 때문에 비에 대한 준비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현은 17일 오후 6시10분 김인경, 리디아 고와 함께 챔피언 조 바로 앞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됐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17일 오후 6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