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이틀 연속 이글을 솎아내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JTBC골프]
허미정이 처음으로 이틀 연속 이글을 작성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허미정은 16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어 1타를 더 줄였다. 오후 10시 현재 4언더파 공동 8위를 달리고 있다.
1라운드에서 이어 이날도 이글 한방을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는 9번 홀 칩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갔고, 이날은 벙커에서 이글을 연출했다. 7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 티샷 이후 225m를 남겨두고 3번 우드를 잡았다. 세컨드 샷은 그린을 맞고 벙커 방향으로 들어가 위기를 맞았다. 핀까지 거리는 22m. 58도 샌드웨지를 집어든 허미정은 침착하게 스윙을 휘둘렀다. 이 공은 그대로 홀로 쏙 들어갔다. 허미정은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허미정은 “LPGA투어에서 이틀 연속 이글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퍼트가 강점인 허미정은 이번 대회 들어 그린 주변에서 탁월한 쇼트게임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하루에 이글을 두 번 한 적은 있다. 지난해 레인우드 클래식 2라운드에서 이글 퍼트와 칩인 이글을 기록했다. 당시 허미정은 이글 2개를 바탕으로 10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우승 경쟁을 펼쳤고, 23언더파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허미정은 이번 대회 전까지 이글 4개로 이 부문 3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짜릿한 손맛을 이틀 연속 만끽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17일 최종 라운드에서도 이글을 솎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이글 생각을 하면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글 생각을 하지 않고 경기에 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했던 허미정은 최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스코티시 여자오픈에서는 공동 2위에 올랐다.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기억이 있다. 그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듯이 최종 라운드에서도 최대한 공격적으로 치고 후회가 남지 않은 라운드를 하겠다”라고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톱5 진입이 목표인 그는 “최종일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착실하게 타수를 줄여나가면 우승 경쟁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허미정은 그린을 8번 놓칠 정도로 샷감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기분이 나쁜 건 아니다. 남자친구가 같이 따라다니면서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남자친구가 대회에 온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아무래도 곁에 있으면 편안하고 힘이 생긴다. 보기를 해서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남자친구가 ‘화를 내지 말고 즐겁게 라운드를 해라’고 격려도 해줘 마인드 컨트롤에 도움이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에비앙의 분위기도 너무 좋아한다. 허미정은 “항상 올 때마다 느끼지만 코스의 경치가 너무 예쁘다. 그래서 마음이 정화된다. 공기가 깨끗하고 푸름이 가득해 마음이 편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허미정은 "메이저 우승 트로피들은 모두 예쁘다. 다 가지고 싶다. 그래서 메이저에서 모두 우승해본 박인비 언니가 가장 부럽다"라고 털어놓았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