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이 28일 LPGA투어 맥케이슨 뉴질랜드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매서운 몰아치기 능력을 뽐내며 3언더파를 쳤다.
절박한 한국 자매들이 마지막 기회의 장에서 첫 날 순항했다.
박희영은 2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윈드로스 팜 골프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맥케이슨 뉴질랜드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로 3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랐다. 올 시즌 톱10 기록이 한 차례도 없는 박희영은 모처럼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희영은 맥케이슨 뉴질랜드 여자오픈이 올 시즌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다. 4만4142달러로 상금 순위 133위에 불과한 박희영은 지금 상황으로는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는 남은 대회가 없다. 아시안 스윙과 시즌 최종전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를 획득하면 박희영은 상금 순위 60위권으로 뛰어 올라 아시안 스윙 등에 출전할 수 있다.
올해 박희영은 그린 적중률이 66.78%에 머물며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평균 타수도 72.26타로 112위까지 떨어져 있다. 올해 20개 대회에서 컷 탈락을 13번이나 기록했다. 파운더스컵부터 숍라이트 클래식까지 8경기 연속 컷 탈락의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고질적인 손목 통증이 박희영을 괴롭히고 있다. 스윙이 예쁜 선수로 정평이 나있지만 손목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자신의 스윙을 못하고 있다. 올해 최고 성적은 혼다 LPGA 타일랜드 37위에 불과하다.
이날도 아이언 샷은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행운이 따르면서 후반에 매서운 몰아치기 능력을 선보였다. 전반을 1오버파로 마친 박희영은 13번 홀까지 버디를 1개도 낚지 못했다. 오후 들어 강한 바람이 몰아치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잘 버텼다. 그리고 14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짧은 파4 15번 홀에서 행운의 이글이 나오면서 박희영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15m 남은 거리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이글로 연결됐다. 16번 홀에서 온그린에 실패했지만 이전 홀의 짜릿한 손맛을 다시 한 번 맛봤다. 역시 15m 거리, 러프에서 시도한 칩샷이 홀로 쏙 빨려 들어갔다. 박희영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지만 자신감이 올라갔다.
어려운 파3 17번 홀에서도 박희영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180야드의 홀을 하이브리드로 공략한 박희영은 핀 3m 옆에 티샷을 떨어뜨렸다. 이어 까다로운 내리막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집어넣으며 5언더파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 실수로 큰 위기를 맞았다. 127야드 남겨두고 아이언 샷을 시도했던 게 그린 앞 왼쪽 벙커 빠졌다. 공이 떨어진 위치가 나빠 살짝 빼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다섯 번째 샷을 핀 50cm 옆에 잘 붙였다. 하지만 보기 퍼트가 홀컵을 돌고 나와 더블 보기를 적었다. 앞선 5개 홀에서 무려 6타를 줄이며 무섭게 질주했지만 마지막 홀 더블 보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상금랭킹 78위를 달리고 있는 유선영도 3언더파 공동 11위로 순항했다. 유선영은 이번 대회에서 톱10 진입에 성공하면 아시안 스윙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올 시즌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나연은 5언더파 공동 5위로 한국 선수 중 최고 좋은 성적을 냈다. 상금랭킹 140위에 머물고 있는 최나연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최나연은 지난 주 국내 대회에서 자신감을 얻은 뒤 이번 대회에서도 상쾌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조디 에워트 섀도프(잉글랜드)가 7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29일 오전 10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