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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이유로 이를 악다문 챔피언 조 3인방

김두용 기자2017.10.15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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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과 전인지, 박성현은 우승이 간절한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KLPGA 제공]


‘왼쪽 엄지발가락 물집’, ‘준우승 징크스’, ‘세계랭킹 1위’.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고진영, 전인지, 박성현의 사연이다. 챔피언 조 3인방은 서로 다른 이유로 이를 악다물고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15언더파의 고진영이 2타 차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인지와 박성현은 2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다.

먼저 고진영은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다. 발목이 뻐근한데다 왼쪽 엄지발가락 부위에 물집이 크게 잡혀 고생을 했다. 지난 10일 대회장에 나와 있는 올림픽 병원의 관계자는 고진영의 발가락 상태를 보더니 “두 개 대회 중 하나는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두 개 대회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다. 고진영은 “두 대회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긴급 처방을 받은 고진영은 말 그대로 이를 악다물고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LPGA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이번 기회를 잘 잡으면 자신이 목표로 삼은 미국 진출 꿈을 조기에 이룰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자신의 골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좋은 찬스가 있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2타 차이긴 하지만 잘 치는 언니들과 최종 라운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해서 쳐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인지는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LPGA투어 2승을 챙기고 있는 전인지는 올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5차례를 했다. 이로 인해 ‘2년차 징크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대회에서 청산할 빚이 있다. 지난 2014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 접전 끝에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전인지는 연장전에서 세컨드 샷을 물에 빠트려 우승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

그래도 전인지는 많은 팬들과 함께 즐거운 골프를 다짐하고 있다. 그는 “돌아보면 우승은 없었지만 꾸준하게 내 경기를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사를 잘 보는 편은 아닌데 ‘2년차 징크스’라는 기사를 보고 괜찮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저는 징크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날에도 우승을 생각하기 보다는 즐거운 경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성현도 이번 대회를 벼르고 별렀다. 추석 연휴에도 연습에 집중한 나머지 입술에 포진이 잡힐 정도였다. 그만큼 이번 대회 우승 욕심이 컸다. 그는 “2015년 대회 우승을 아쉽게 놓친 기억이 있고, 메인 스폰서 대회이기도 해서 우승을 하면 기쁨이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랭킹 1위 타이틀도 걸려 있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등극이 가능하다. 유소연의 성적을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박성현이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가능성이 높다. 박성현이 우승했을 때 1위에 오를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유소연이 단독 4위를 하거나 그 이하의 성적일 때, 2명 이상과 공동 3위를 차지했을 때 마지막으로 유소연이 5명 이상과 공동 2위를 차지했을 경우다. 8언더파 공동 14위로 출발한 유소연이 4위 내로 진입하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오전 11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영종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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