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샨샨(중국)이 고국 무대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블루베이 LPGA에서 우승했다. 고국 무대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11일 중국 하이난 지안 레이크 블루베이 골프장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 단독 선두로 출발한 펑샨샨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9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 주 토토재팬 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이자 시즌 3승 째다.
최종 라운드는 펑샨샨과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의 매치 플레이 양상으로 전개됐다. 9번 홀까지는 전반에 3타를 줄인 쭈타누깐의 상승세였다. 펑샨샨은 1타를 줄여 1타 차 2위였다.
11번 홀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평균 3.16타로 여섯 번째로 어렵게 플레이된 이 홀에서 펑샨샨은 10m가 넘는 긴 버디 퍼트로 공동 선두가 됐다. 펑샨샨은 13번 홀(파4)에서 4m 버디를 추가했고 쭈타누깐은 같은 홀에서 3m 파 퍼트를 놓치면서 순식간에 2타 차로 승부가 벌어졌다.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듯했던 펑샨샨은 14, 15번 홀에서 연속으로 1m 정도짜리 짧은 버디를 놓쳤다. 17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뒤 그린 밖에서 퍼터를 잡고 퍼트를 하다가 보기를 했다.
그러나 쭈타누깐은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7번 홀에서 2m 파 퍼트를 놓쳤다. 1타 차 2위였던 18번 홀(파5)에서는 1m 정도 되는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다. 펑샨샨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짧게 쳐 버디를 넣으면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으나 쭈타누깐의 버디 퍼트는 홀을 훑고 나왔다.
펑샨샨은 이 대회 우승으로 다음 주 발표되는 롤렉스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랭킹 1위 등극을 예약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11일 현재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이 8.41점, 2위 유소연은 8.38점, 3위 펑샨샨은 8.17점으로 "펑샨샨이 다음 주에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의 박세리'로 불리는 펑샨샨은 2012년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거둔 뒤 중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맹활약했다. LPGA투어 9승을 거뒀고 이 중 6승을 아시아에서 거둬 '아시안 스윙 최강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고국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고국 팬들 앞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경사를 맞았다.
박성현은 최종일에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4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선영과 최나연이 3언더파 공동 7위, 이미향과 이정은이 2언더파 공동 10위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