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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타와 30cm 퍼트 악몽'에도 톰슨의 해피엔딩

김두용 기자2017.11.20 오전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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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 톰슨이 각종 악재를 극복하고 최저타수상과 레이스 투 CME글로브의 주인공이 됐다.


‘벌타와 30cm 퍼트 악몽’에도 렉시 톰슨(미국)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톰슨의 2017 시즌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시즌 첫 메이저인 ANA인스퍼레이션의 4벌타 악몽과 어머니의 암 소식 그리고 시즌 최종전 마지막 홀의 30cm 퍼트 악몽까지. 그렇지만 톰슨은 2012년 데뷔 후 처음으로 LPGA투어 타이틀을 획득하며 미국의 에이스로 확실히 발돋움했다. 톰슨은 최저타수상과 레이스 투 CME글로브를 제패하며 100만 달러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톰슨은 20일 끝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17번 홀까지 6타를 줄이며 15언더파 선두를 달렸다. 17번 홀에서 환상적인 칩샷으로 핀 1m 내에 붙이며 버디로 연결하는 등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온그린에 성공한 뒤 버디 퍼트를 홀컵 30cm 거리까지 잘 붙였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파 퍼트의 스트로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홀컵 우측을 훑고 지나갔다. 가볍게 성공시켰던 17번 홀 버디 퍼트보다 짧았지만 결국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퍼트에 실패하고 실망감이 컸던 톰슨이지만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상식장에서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크게 좌절하고 실망할 필요가 없는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톰슨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4벌타 불운으로 놓쳤던 것도 잘 극복해냈다. 그 결과물로 최저타수상과 100만 달러 보너스도 수확했다.

원래 퍼트가 약점으로 꼽혔던 톰슨은 눈을 감고 퍼팅을 하기도 했다. 퍼트가 너무 되지 않자 헤드가 일반 퍼터에 2~3배 큰 대형 퍼터를 들고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일자형 퍼터로 돌아갔다. 올해는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6개(8위)로 그린 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지막 30cm 퍼트를 놓치기 전까지 톰슨은 이번 대회에서도 준수한 퍼팅감을 뽐냈다.

김인경은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30cm 악몽의 털어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퍼팅 입스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톰슨의 경우 비록 우승컵은 놓쳤지만 두 개의 타이틀을 수확했다. 퍼트 하나 실패로 김인경처럼 어느 하나의 타이틀도 수확하지 못한 경우와는 상이해 보인다. 만약 퍼트를 넣었더라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의 연장 승부가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모를 일이다.

톰슨은 올해 ‘4벌타 악몽’과 어머니의 충격적인 암 소식을 잘 견뎌냈다. 큰 사건이 일어난 이후 각각 킹스밀 챔피언십과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준우승도 6번이나 했다. 그리고 최종전에서 타이틀 싹쓸이는 아니지만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최저타수상을 수상했다는 건 시즌 내내 가장 꾸준한 플레이를 했다는 증표다.

이뿐 아니라 톰슨의 아이언 샷 정확도와 쇼트 게임 능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 톰슨은 올 시즌 77.63%로 그린 적중률 1위에 올랐다. 또 샌드 세이브율도 71.1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벙커에서도 전혀 두려움 없이 과감한 플레이를 할 정도로 기량 발전이 뚜렷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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