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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암흑 속에서 꿈 포기하지 않았던 푸에르토리코 소녀

신봉근 기자2017.12.04 오후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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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으로 인해 Q스쿨에 나서지 못할 뻔 한 마리아 토레스가 푸에르토리코 선수로는 최초로 LPGA투어에 입성했다. [사진 LPGA]

아마추어 마리아 토레스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 입성한 최초의 푸에르토리코 선수가 됐다.

토레스는 4일 끝난 LPGA 퀄리파잉(Q)스쿨에서 2언더파 20위를 기록하며 20위까지 주어지는 LPGA투어 풀시드 마지막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5위를 차지한 재미동포 로빈 리와 함께 LPGA투어 풀시드를 얻은 아마추어 두 명 중 한 명이다.

토레스는 하마터면 아예 Q스쿨에 응시하지 못할 뻔 했다. 지난 9월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허리케인 '마리아' 때문이다.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허리케인이 토레스의 집에도 들이닥쳤다. 당시 토레스는 푸에르토리코에 있었고, 전기가 끊겨 휴대폰 등 모든 통신기기 수단이 마비돼 Q스쿨 2차전 응시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암흑 속에서 생활했던 토레스는 "이대로 2차전에 나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토레스는 연락을 위해 와이파이 신호를 찾으러 다녔다. 친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약한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 마감 이틀 전에 응시료를 보내는 등 겨우 접수에 성공해 대회에 나설 수 있었다. 토레스는 가까스로 나선 2차전에서 공동 21위를 거두며 최종전에 진출했다.

넷째 날까지 4언더파 공동 9위를 달리며 LPGA투어 입성을 눈앞에 뒀던 토레스는 마지막 날 위기를 맞았다. 트리플 보기를 적는 등 2타를 잃으며 다니엘라 다르퀴(에콰도르), 마인드 무앙쿰나쿨(태국)과 나란히 2언더파 공동 20위에 올랐다. 단 20명만 풀시드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셋은 연장전에 들어갔고, 결국 토레스가 승리를 거두며 LPGA투어 풀시드를 얻었다.

푸에르토리코 최초의 LPGA 선수가 된 토레스는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를 위해 희생한 가족들을 위해 골프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덧붙여 "아직 믿기지가 않는다. 미래가 활짝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차석으로 LPGA에 입성한 티파니 챈(홍콩)도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 홍콩 최초의 LPGA 선수가 된 티파니 챈은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 오늘 엄마의 생일인데 엄마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며 기쁨을 표했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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