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왼쪽)와 에리야 쭈타누깐이 4일 US여자오픈에서 11언더파 동타로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김효주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US여자오픈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효주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숄크릭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낚으며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압박했다. 9홀을 끝낸 뒤 7타까지 타수가 벌어졌지만 김효주는 최종 11언더파로 쭈타누깐을 추격했다. 쭈타누깐이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적으면서 연장 승부에 들어가게 됐다. 2홀 연장 승부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됐다. 2홀 연장 합산에서 나란히 이븐파를 기록한 둘은 서든데스 연장전에 들어갔다.
쭈타누깐은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2승째를 겨냥하고 있다. 2주 전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쭈타누깐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통산 9승째를 노리고 있다. 장타자 쭈타누깐은 이번 대회에서도 드라이버를 빼고 대회에 출전했다.
전반 9홀이 끝난 상황에서 쭈타누깐 16언더파, 김효주 9언더파를 기록했다. 7타로 격차가 벌어져 승부가 결정된 듯 보였다. 쭈타누깐은 전반에 버디 5개를 솎아내는 등 컨디션도 좋아보였다. 하지만 10번 홀 티샷이 흔들리면서 우승 경쟁이 요동 쳤다. 티샷을 물에 빠트렸고, 세 번째 샷마저 나무에 맞고 떨어져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핀에서 멀었다. 첫 번째 퍼트도 홀을 한참 지나갔다. 2m 더블 보기 퍼트마저 놓친 쭈타누깐은 순식간에 3타를 잃으며 삐걱댔다. 쭈타누깐은 가장 어렵게 플레이되는 홀인 12번 홀에서도 그린을 놓친 뒤 2퍼트로 보기를 적었다. 순식간에 12언더파까지 떨어졌다.
반면 김효주는 이날 절정의 퍼트감을 뽐냈다. 12번 홀(파4)에서 10m 이상 거리에서 환상적인 퍼트를 선보이며 버디를 솎아냈다. 15번 홀(파4)에서도 온그린에 실패했지만 웨지가 아닌 퍼터를 들었다. 핀까지 20m 거리로 결코 쉽지 않은 상황. 김효주의 퍼터를 떠난 공은 핀 1m 앞에서 스파이크 자국에 한 번 튀어오르더니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로 들어갔다. 김효주는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이 버디로 김효주는 에리야를 1타 차로 압박했다.
급격히 흔들리는 상황에서 쭈타누깐은 완벽한 티샷을 날렸다. 197야드의 파3 16번 홀에서 쭈타누깐은 핀 1m 옆에 붙이는 결정적인 샷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2타 차로 간격을 벌렸다. 김효주는 17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핀 3m 옆에 잘 붙여 버디 기회를 잡았다. 절정의 퍼트감을 보여줬던 김효주는 버디 퍼트를 우측으로 빠트리며 따라붙을 기회를 놓쳤다.
흐름은 쭈타누깐에게 유리하게 흘려가는 듯 했다. 하지만 파5 17번 홀에서 쭈타누깐이 6번 아이언으로 레이업을 했던 두 번째 샷이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지며 상황이 꼬였다. 세 번째 샷은 그린을 지나 오르막 라이에 떨어졌다. 쭈타누깐은 스탠스가 좋지 않은 탓에 칩샷을 핀 가까이에 붙이지 못했다. 첫 번째 퍼트가 생각지도 못하게 짧았다. 2m 보기 퍼트를 남겨뒀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쭈타누깐이 이 퍼트를 집어넣으며 선두를 유지했다.
김효주가 마지막 홀을 파로 막아내면서 먼저 경기를 마쳤다. 쭈타누깐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렸고, 4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해 결국 김효주에게 연장 승부를 헌납했다.
박인비는 이날 버디 1개를 낚은 반면 보기를 4개나 적으며 3타를 잃었다. 합계 1언더파로 9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지현은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5타를 잃었지만 최종 이븐파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첫 날 깜짝 선두에 올랐던 ‘핫식스’ 이정은은 1오버파 공동 17위에 올랐다. 지은희와 고진영도 1오버파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