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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말에 정신 번쩍 박성현 "세상에서 제일 기쁘다"

김두용 기자2018.07.02 오전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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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이 2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연장 혈투 끝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PGA 제공]

“세상에서 제일 기쁘다.”

박성현은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 소감을 이렇게 한 마디로 요약했다. 올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성현은 2일 미국 일리노이주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유소연과 하타오카 나사(일본)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박성현은 벌써 두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수확했다.

박성현은 “이 트로피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2년 안에 메이저 우승을 두 번했다는 것에 나 스스로에게 장하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세상에서 제일 기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오늘 보기 없이 플레이를 했다는 게 꿈만 같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16번 홀(파4) 슈퍼 세이브가 우승의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티샷이 해저드 라인 안쪽에 떨어져서 힘겹게 시도한 두 번째 샷 결과가 좋지 못했다. 워터해저드를 가로 질러 그린을 향했지만 공이 짧았다. 그린 왼쪽 워터해저드 끝 러프에 간신히 공이 걸린 상황이었다. 박성현은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간신히 어드레스를 취한 뒤 샷을 해야 했다. 박성현은 이 샷을 핀 1m 내에 붙이며 결정적인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세 번째 샷을 한 뒤 박성현의 클럽 헤드는 긴 풀들로 칭칭 감길 정도로 억세고 힘겨운 상황이었다.

박성현은 16번 홀 상황에 대해 “일단 공이 그렇게 가서 굉장히 당황했다. 캐디인 데이비드가 '우리는 반드시 이 홀에서 파를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말을 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공의 위치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데이비드가 '공 밑에는 물이 전혀 없으니까 자신 있게 하면 된다'고 한 말이 굉장히 힘이 됐다. 그래서 좋은 샷이 나온 것 같고, 그 샷으로 인해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중요했던 샷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의 버디도 인상적이었다. 유소연이 먼저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먼저 성공시킨 상황이었다. 하타오카는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먼저 탈락했다. 만약 박성현이 버디를 성공하지 못한다면 유소연의 우승이 확정될 수 있었다. 버디 퍼트의 거리는 3m였다. 박성현은 “크게 긴장이 되지는 않았다. 내 스트로크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했고, 그렇게 긴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스트로크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첫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성공시켰고, 두 번째 연장전에선 세컨드 샷을 핀 가까이 더 붙여 결국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17번 홀 티샷 미스로 다잡았던 우승컵을 내준 유소연은 통산 세 번째 메이저 우승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유소연은 “우승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2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시작해서 좋은 출발은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고 했고, 그 다음엔 버디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다만 지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17번 홀에서 티샷을 다시 하고 싶다. 그때 결정했던 것은 내 최선이었다. 이 대회에서 2위로 마친 것이 지금까지 가장 좋은 결과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고 힘을 불어 넣으려고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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