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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기상도 아시아 '초강세', 미국 '전멸'

김두용 기자2018.07.05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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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야 쭈타누깐, 박성현, 하타오카 나사(왼쪽부터) 등 아시아 선수들이 올해 LPGA투어 주요 타이틀 부문을 점령하고 있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하타오카 나사(일본)-유소연-박인비-박성현.

2018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상금 부문 1~5위의 이름이다. 미국은 없고 아시아의 강세가 뚜렷하다. 6위도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이고, 7위는 호주동포 이민지가 지키고 있다. 미국 선수 중에서는 제시카 코다가 8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있다. 다른 타이틀 부문도 크게 다르지 않은 형국이다.

올해의 선수 부문은 에리야-박성현-박인비-이민지, 하타오카 순이다. 또 레이스 투 CME 글로브에서도 에리야와 모리야가 1,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이민지, 4위 하타오카, 5위 박인비가 뒤를 잇고 있다. 꾸준함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최다 톱10 부문에서는 에리야가 10회로 1위다. 모리야와 이민지, 고진영이 7회로 공동 2위고,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하타오카가 6회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이처럼 주요 부문 톱5 안에 미국 선수를 찾아볼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미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미국 본토에 잔칫상을 차렸는데 주인이 아닌 손님들이 주목 받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골프팬들도 자국 선수들의 부진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내 US여자오픈 시청률이 저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US여자오픈에서 에리야와 김효주가 연장전에서 우승 경쟁을 벌였다.

올 시즌 초반 미국의 기세는 매서웠다.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브리타니 린시컴이 우승을 차지했고,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는 제시카 코다,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미셸 위가 승전보를 전했다. 초반 4개 대회에서 3개를 미국 선수들이 휩쓸었다. 하지만 이후 미국 선수들의 활약이 주춤하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까지 14개 대회에서 재미동포 애니 박이 유일한 우승을 추가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렉시 톰슨은 올해 우승이 없는 데다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14개 대회에서 아시아의 경우 한국 5승, 태국 3승, 일본 1승으로 모두 9승을 챙겼다. 올 시즌 통틀어서도 한국이 6승으로 최다승을 올리기 있고, 미국이 4승을 합작했다. 올해 다승자가 에리야와 박성현 2명인데 모두 아시아 출신이다. 올해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이 미국을 따돌리고 1번 시드를 획득하기도 했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최근 아시아 선수들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런 흐름은 돌고 도는 것이다. 미국 선수들에게도 투어의 선수층 강화가 경쟁력 확대를 가져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과 아시아의 강세가 뚜렷하지만 다시 바뀔 수도 있다는 의미다. LPGA는 아시아 시장의 진출로 글로벌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분간 흐름의 역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5일 밤 개막하는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에서 아시아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본의 골프 천재 하타오카의 상승세가 매섭다. LPGA투어 2년 차인 하타오카는 최근 7개 대회에서 톱10 6회를 기록하는 등 물오른 샷감을 뽐내고 있다. 2주 전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타오카는 브룩 헨더슨, 엠마 텔리(미국)와 손베리 크릭 클래식에서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하타오카는 장타자에다 아이언, 퍼트 등이 두루 뛰어나다. 리커버리 능력도 좋아 스코어 관리가 빼어나다. 올해 홀인원도 2개나 기록하고 있다.

최근 3개 대회에서 유소연, 하타오카, 박성현이 차례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손베리 크릭 클래식에서 아시아 선수의 우승 행진이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에리야 쭈타누깐과 동반 라운드를 펼치게 된 박성현은 2연승을 겨냥하고 있다. 또 박성현이 2연승에 성공하면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출전하지 않는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6일 오전 7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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