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인천 계양구의 한 식당에 모인 LPGA투어 선수들. 최운정은 올해로 8회 째 선수들을 위한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사진 볼빅 제공]
8일 저녁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한 한식당.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를 비롯해 올 시즌 AN인스퍼레이션 우승자인 파닐라 린드베리,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이상 스웨덴),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 LPGA투어의 톱 랭커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 자리는 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최운정이 해마다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선수들을 위해 마련하는 자리다. 2011년 처음으로 시작된 뒤 올해로 벌써 8회 째. 선수들 사이에서는 '최운정 인비테이셔널'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더 많은 인원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옮기기도 했지만 좌식 스타일의 한국 토속 식당에서 음식을 맛보길 원하는 선수들의 청이 이어져 다시 원래의 식당으로 돌아왔다.
올해 행사는 선수를 비롯해 코치, 관계자, LPGA 직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LPGA투어의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과 노르드크비스트, 린드베리, 헨더슨 등은 해마다 얼굴을 비출 만큼 이 행사의 단골 손님이다.
비행기가 연착돼 오후 6시가 훌쩍 넘어 호텔에 도착한 린시컴은 행사 참석을 위해 짐도 풀지 않고 식당으로 향했다.
갈비 마니아인 린시컴은 이날도 갈비 삼매경에 빠졌다. 40여명이 모였지만 준비된 갈비만 100인분이 넘었다. 식당측은 이날 하루 가게 문을 일반인에게 오픈하지 않고 LPGA투어의 이방인 선수들을 위해 갈비 외에도 불고기, 오삼불고기, 잡채 등 푸짐한 먹거리를 준비했다. 6가지 전통 김치와 쑥떡과 송편 등도 상에 올라왔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화기애애한 웃음꽃을 피우며 한국 음식을 즐긴 선수들은 이 시간을 기념하기 위해 저마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어댔다.
올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이 마지막으로 열리는 것을 감안한 듯 '최운정 인비테이셔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린시컴과 노르드크비스트는 "부산에 가서도 최운정 인비테이셔널을 계속해달라"고 최운정에게 애원했다. 최운정은 "내년부터는 부산에서 LPGA투어가 열리기 때문에 상황을 봐야 한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어렵겠지만 선수들이 원한다면 소규모의 행사로라도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