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정은은 17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그레인지 골프클럽(파72·6648야드)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8언더파 공동 10위다.
지난해 LPGA 퀄리파잉(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이정은의 데뷔전에는 많은 관심이 쏠렸다.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치르고 호주로 이동한 이정은은 대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크지만 준비를 충실해 했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한 이정은은 2라운드에서 노보기로 3타를 줄인 뒤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8언더파로 단독 선두 넬리 코다(미국)에게 4타 차 공동 3위였다.
우승까지도 가능했던 이정은은 최종 라운드 초반에 흔들렸다. 1번 홀부터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갔고, 2번 홀, 3번 홀에서도 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는 모습을 보였다.
8번 홀까지 보기만 2개를 기록했던 이정은은 9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이후 분위기를 바꿨다. 파 5홀인 10번 홀 버디에 이어 12번 홀(파3)에서 티샷을 1m에 붙여 다시 버디를 잡았다.
17번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에 이어 세 번째 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한 이정은은 보기 위기에서 4m 가량의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톱 10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최종일 초반의 샷이 흔들린 것이 아쉬웠지만 많은 관심이 쏠린 데뷔전인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마무리였다.
LPGA는 3라운드부터 이정은의 성적에 대해 주목하면서 그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LPGA 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이정은이 코다를 4타 차로 추격해 최종일 우승에 도전한다"고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미국의 골프채널도 최종일에 이정은의 경기 장면을 카메라로 쫓으며 이정은에 대한 소개를 했다. 골프채널은 "이정은 6는 한국에서 동명이인이 많아 입회 순서로 이름 뒤에 번호가 붙은 것"이라며 "이정은은 Q시리즈 수석 합격자로 강력한 신인상 후보"라고 했다.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정은은 2주 뒤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정은은 LPGA와의 인터뷰에서 "차근차근 가고 싶다. 우승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도 지금으로서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