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경기 중인 에리야 쭈타누깐. 1위로 출발했지만 무너진 쭈타누깐의 표정이 어둡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더블보기 2개에 무너졌다.
3일 싱가포르 센토사골프장의 뉴 탄종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1언더파 단독 선두로 출발한 쭈타누깐은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2개와 보기 2개로 3오버파를 기록, 최종 합계 8언더파 공동 8위로 역전패를 당했다.
쭈타누깐은 3라운드까지 이름 값에 걸맞는 경기를 했다. 쭈타누깐은 세계랭킹 1~3위 선수끼리 맞붙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공동 선두에 올랐다. 2라운드에서 5언더파 공동 2위 그리고 3라운드에서는 6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쭈타누깐은 10승 중 9승을 선두로 나가 기록할 만큼 최종일 경기에 강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전혀 그답지 않은 경기가 나왔다.
이민지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쭈타누깐은 4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며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했다. 우승 경쟁에 찬물을 끼얹는 좋지 않은 흐름이었다.
쭈타누깐은 8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다시 흐름을 잡는 듯 했다. 10번 홀(파4)에 이어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다시 공동 선두 박성현과 이민지를 1타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반드시 타수를 줄여야 하는 파5, 13번 홀에서 다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두 번째 샷이 나무 밑으로 쏙 들어가면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네 번째 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어려운 어프로치 샷을 남긴 쭈타누깐은 5온, 2퍼트로 또 다시 더블보기를 했다.
전의를 상실한 듯한 모습을 보인 쭈타누깐은 티잉 그라운드를 90야드 정도 앞당겨 버디 홀이 됐던 14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11번 선두로 출발해 9번 우승했던 쭈타누깐답지 않은 마무리였다.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의 경기는 쭈타누깐과 비교됐다. 쭈타누깐에 4타 차 공동 8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최종일에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6승 째다.
박성현은 지난해 3승을 거뒀다. 쭈타누깐도 3승을 차지했지만 세계 1위,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등 모든 상은 쭈타누깐의 차지였다. 그러나 올해 박성현이 쭈타누깐과의 맞대결에서 먼저 웃으면서 2019년 시즌에 한층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