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이븐파에 그친 박성현. 티샷 실수가 9번 홀에서 치명적인 더블보기로 이어졌다.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의 2개 대회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최종 4라운드.
선두에 4타 차. 15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8번 홀까지 18언더파로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9번 홀(파4)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진 뒤 두 번째 샷은 카트 도로를 맞고 그린 뒤편으로 넘어갔다.
3타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리기는 했지만 남은 파 퍼트 거리는 10m 가까이 됐다. 박성현은 이 퍼트마저 홀을 3m나 지나치게 치면서 결국 보기 퍼트도 넣지 못했고,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티샷 실수를 더블보기가 아닌 보기 정도로 막았어야 했지만 첫 번째 퍼트 실수가 이어지며 치명적인 결과가 나왔다.
흐름이 끊긴 박성현은 11번, 12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파 5홀인 15번 홀과 290야드로 짧게 세팅된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7번 홀(파3)에서 다시 보기가 나왔다.
박성현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4개로 이븐파를 기록, 출발할 때와 같은 1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순위는 공동 4위에서 공동 14위로 10계단이나 미끄러졌다.
대회장인 와일드 파이어골프장은 무더기 버디가 나오는 코스다. 우승 경쟁을 하려면 언더파를 쳐야 한다. 최종일에 선두로 출발한 류위(중국)는 2타를 줄이는데 그치면서 4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해 7타를 줄인 고진영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박성현은 3월 초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동계 훈련 기간 동안 집중한 퍼트가 몰라보게 좋아지면서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퍼트 수가 34개로 치솟으면서 그린 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흔들린 퍼트감 보완이 다음 대회를 앞두고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