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올해 LPGA 신인상 마오, CME최종전 우승한 티띠꾼, 베어트로피 수상한 아야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이 한 해 가장 받고 싶은 상은 무엇일까?
상금왕에 오르는 게 중요할까? 올해의 선수가 중요할까? 아니면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선수들이 대체로 꼽는 한 시즌의 가장 가지고 싶은 훈장은 바로 베어(Vare)트로피다. 스포츠인은 한 시즌에 평균 최저타수를 친 선수라는 꾸준한 탁월함에 주는 타이틀을 가장 열망한다.
상금이라면 무려 400만 달러(56억원)의 잭팟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최종전 우승이면 된다. 올해 2승으로 상금왕에 오른 지노 티띠꾼(태국)을 보라. 올해의 선수나 메이저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안니카 어워드는 특정 대회에서 탁월한 퍼포먼스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넬리 코다(미국)는 메이저 포함 시즌 7승으로 올해의 선수와 안니카 상을 수상했다.
LPGA투어는 설립 3년만인 1953년에 처음으로 투어의 한 시즌 최저타를 기록한 선수를 골라 시상했다. 패티 버그가 그해 4개 대회 중 3승을 올렸다. LPGA투어 사상 88승으로 최다승을 올린 캐시 휘트워스는 베어 트로피를 7번 수상했다. 하지만 역대 한 시즌 최저타수는 2002년 평균 68.7타를 기록한 안니카 소렌스탐이다. 그는 총 6번 이 상을 탔다.
2019년 고진영은 베어트로피를 들고 안니카메이저,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를 좌우에 두고 사진을 찍었다.
올해는 지난 8월 에비앙챔피언십을 우승한 후루에 아야카가 평균 69.99타로 일본 선수로는 처음 수상했다. 하지만 LPGA 홈페이지를 보면 지노 티띠꾼이 69.33타, 넬리 코다가 69.56타를 기록한 것으로 나온다. 여기에 이상을 수여하는 또 하나의 조건이 있다. 선수가 공식 대회 60라운드 이상의 스코어를 평균 내어야 한다.
아쉽지만 티띠꾼과 코다는 올해 총 16개 대회에 출전했고 라운드 수를 두 세 개씩 채우지 못해서 올해 수상자 자격에 들지 못했다. 반면 아야카는 23경기 89라운드를 뛰었다. 유해란은 최종전 마지막날 3언더파로 아야카에 한 타가 뒤처지면서 평균 70.00타가 되면서 0.001타 차이로 이 상을 놓쳤다.
LPGA투어의 상 중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한국 선수론 박세리가 2003년에 평균 70.03타로 처음 수상했다. 이후 2004년 박지은, 2010년 최나연, 2012과 2015년에 박인비, 2016년 전인지, 2019년 고진영까지 6명이 7번이다. 고진영은 당시 평균 69.06타로 소렌스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좋은 타수였다. 그해 안니카메이저, 베어트로피, 올해의 선수상에 상금왕까지 4관왕이었다.
글레나 콜레트 베어가 19세인 1922년 내셔널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다면 이 베어는 어디서 나왔을까? 미국의 전설적인 아마추어 여성 골퍼 글레나 콜레트 베어(Glenna Collett Vare, 1903년 6월20일~1989년 2월3일) 이름에서 따왔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베어는 1920년대에 미국 여자 골프를 지배했던 ‘당대 최고의 여성 골퍼’로 여겨지는 선수다.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서 태어난 베어는 어린 나이에 수영과 다이빙 등 스포츠를 즐겼고 14세에 골프에 입문한 뒤 2년 만에 1919년 US여자아마추어 선수권에서 우승할 정도로 실력이 탁월했다. 2년 후 18세의 나이에 예선 최저 타수를 기록했다. 1924년엔 매치플레이 60경기 중 59승을 거두는 최고의 해를 기록했다.
베어는 1930년까지 US여자아마추어 선수권에서 총 6승을 올렸다. 1932년 영국에서 열린 영국과의 아마추어 팀 매치 커티스컵에서 미국 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선수와 주장으로 뛰었다.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한 채 49승을 올렸는데 마지막 우승은 56세에 1959년 로드아일랜드 여자 골프협회 대회에서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