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LPGA 프로필 촬영에서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사진을 찍은 유소연.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여자오픈.
최종일에 버디 4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1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4언더파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친 유소연은 바로 대회장을 떠나지 않고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인 이정은이 최종 합계 6언더파로 우승을 확정짓자 그를 안아주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2타 차 공동 2위를 한 유소연에게 이번 대회는 아쉬움보다는 기쁨의 대회로 남게 될 듯하다. 유소연은 코스 세팅이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이븐파 이상의 스코어(71-68-71-70)를 내면서 선전했다. 그리고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 공동 9위를 넘어서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유소연은 "지난 일요일에 대회장에 도착해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준비를 많이 했다. 너무 긴 일주일이었지만 잘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은 유소연과 인연이 깊은 대회다. 유소연은 지난 2011년에 초청 선수로 이 대회에 출전해 깜짝 우승을 하면서 LPGA 투어 카드를 받았다.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해 7년 연속 상금랭킹 10위 안에 들면서 투어의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US여자오픈이 시작점이 된 셈이다.
올 시즌 초 스윙 난조로 톱 10에 한 차례 그치며 침묵했던 유소연은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US여자오픈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했고, 특별한 인연과 감정이 드는 대회인만큼 분위기 전환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과의 다짐처럼 이번 대회를 치러냈다. 유소연은 "메이저 대회에서 잘 하고 싶어 무언가 특별하게 달라야만 한다는 생각이 메이저 대회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했다"며 "코스에서 잘 풀리지 않아도 당황하거나 화내지 않고 상황을 다스리면서 경기에 집중했던 것이 가장 뿌듯하게 느껴지는 점이다. 가장 큰 대회에서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냈으니 웃으면서 대회장을 떠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