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아리야 주타누간의 퍼팅을 바라보고 있는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
태국을 대표하는 여자 골퍼 모리야, 아리야 주타누간 자매가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주타누간 자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필드를 떠났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자매는 메이저 대회에서 나란히 선두권에 자리해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두 선수는 2라운드를 나란히 공동 6위로 마치며 같은 조로 경기했다. 먼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승을 기록중인 모리야는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해 1오버파를 쳤다. 17번 홀(파4)에서의 더블 보기가 뼈 아팠다. 하지만 대회 3라운드에서 단 2명의 선수만이 언더파를 기록할 정도로 어렵게 플레이됐고, 모리야는 오버파를 쳤음에도 순위를 3계단 끌어올려 공동 3위가 됐다. 중간합계 1언더파를 기록한 모리야는 중간합계 4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나선 시부노 히나코(일본)에 3타 차로 따라붙었다.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한 때 세계 랭킹 1위에 자리했던 아리야는 버디 2개와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잃었다. 중간합계 1오버파를 쳤고, 공동 9위에 자리했다. 경기를 마친 아리야는 USGA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좋은 샷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언니와 함께 재밌게 경기했고, 언니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모리야는 "어젯밤 친구로부터 '골프장에서 싸우지 말아달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싸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로에게 불평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오늘도 조금했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코스가 어려워) 모든 선수들이 힘든 하루를 보냈지만, 즐거웠다. 동생과 함께하는 경기는 항상 즐겁다"고 했다.
대회 최종라운드, 모리야는 챔피언조에서 시부노 히나코(일본), 에이미 올슨(미국) 등과 경기한다. 아리야는 디펜딩 챔프인 이정은6, 크리스티 커(미국)과 한 조로 나선다. 두 선수는 다른 조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아리야는 챔피언조로 나서게 된 언니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리야는 "언니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며 "언니가 메이저 대회에 나설 때마다 계속 우승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언니가 꼭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