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과 김세영.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는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대결이다.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가 치러졌다. 대회 2라운드에서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며 중간합계 9언더파를 작성했다. 공동 2위 그룹에 1타 차 단독 선두다. 고진영의 뒤를 김세영이 바짝 쫓고 있다. 김세영은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8언더파 공동 2위다.
이번 대회는 시즌 최종전인만큼 많은 것이 달려있다. 이번 대회에서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다승왕 등 주요부문 개인 타이틀이 확정된다. 현재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1위는 박인비다. 김세영은 이 부문에서도 2위로 박인비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김세영은 이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세계 랭킹 1위 등극에도 도전한다. 올해 고진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0월까지 LPGA 투어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 대회가 4번째 출전 대회다. 고진영이 휴식을 취한 사이 김세영은 2승을 추가하며 고진영의 뒤를 바짝 쫓았다. 현재 고진영은 8.38포인트로 1위, 김세영은 7.41포인트로 2위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뒤집힐 수 있는 격차다.
다만, 김세영이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단 하나다. 김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고진영이 단독 10위 이하의 성적을 얻어야한다. 만약 김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 이하의 성적을 기록 한다면, 세계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
꼭 세계 랭킹 1위 등극이 아니더라도 김세영에게는 이번 대회에 많은 타이틀이 걸려있다. 또한 지난해 우승자로 타이틀 방어전이기도 하다. 고진영과 1타 차 공동 2위로 3라운드에 나서게 된 김세영은 "굉장히 재미있는 포지션이다. 재미있을 것 같고, 이번 주말이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하며 "진영이도 잘 치고 있고, 나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좋은 플레이를 해서 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세계 랭킹 1위 지키기는 물론, 4개 대회를 치르고 상금왕 등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되는 고진영은 타이틀에 크게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세계 랭킹은 골프를 하는 데 있어 아주 사소한 부분일 뿐이다"라고 하며 "내가 플레이를 잘 한다면 롤렉스 랭킹 넘버원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김세영 선수가 플레이를 잘 한다면 김세영 선수가 넘버원이 될 것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일단은 캐디와 함께 조금 더 재미있게 남은 라운드를 치르고 싶다. 중요한만큼 집중을 해, 보기 없는 플레이로 마치고 싶다"이야기했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