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3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개인 통산 21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LPGA 투어 한국 선수 첫 우승자가 됐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KIA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1~4라운드 합계 14언더파로 공동 2위 렉시 톰슨(미국), 에이미 올슨(미국·이상 9언더파)을 5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올 시즌 첫 대회에 나선 그는 1라운드부터 줄곧 선두를 지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2월 호주여자오픈 이후 13개월 만에 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우승 상금 27만 달러(약 3억원)를 받았다.

다양한 기록도 세웠다. 박인비는 LPGA 투어 통산 상금 1700만3925 달러(약 192억원)를 기록해 투어 사상 네 번째로 상금 17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또 박세리(25승)가 갖고 있는 한국인 통산 최다 우승 기록에도 한걸음 더 다가섰다.

공동 2위 그룹에 5타 차 앞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인비는 초반부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6번 홀까지 파 세이브 행진을 이어오던 그는 7번 홀(파4)에서 첫 버디로 기분좋게 타수를 줄였다. 이어 9번 홀(파4)과 10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다. 모두 날카로운 어프로치에 이은 깔끔한 1퍼트가 돋보였다.

중반 이후 잠시 주춤한 순간도 있었다. 파4 홀인 12, 13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다 16번 홀(파4)에서 쐐기를 박았다. 티샷으로 공을 그린 위에 한번에 올린 뒤, 약 5m 거리 이글 퍼트를 깔끔하게 넣었다.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이 환호성을 질렀을 정도로 중요한 이글이었다. 18번 홀(파4) 보기로 경기를 마친 뒤, 박인비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박인비는 2010년부터 KIA 클래식에 꾸준하게 출전했다. 그러나 우승과 연을 맺은 적은 없었다. 2010년과 16년, 19년에 3차례 준우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처음 나선 이 대회에서 그는 10년간 KIA 클래식에서 우승하지 못한 악연을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첫 3개 대회에서 모두 미국 선수들이 우승했지만, 박인비가 올 시즌 한국 선수 첫 우승으로 반격할 계기를 만들었다.

세계 1위 고진영(26)도 좋은 결과를 냈다. 최종일에 2타를 줄인 고진영은 합계 8언더파 4위에 올랐다. 김효주(26)도 최종일에 2타를 줄여 이민지(호주)와 공동 5위(7언더파)에 올라 1년4개월 만의 LPGA 투어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LPGA 투어는 1일부터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으로 일정을 이어간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