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김효주(26)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경기 후 연장전에 대비해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우승을 맞이한 김효주는 5년 4개월 만의 LPGA 대회 정상에 크게 기뻐했다.
김효주는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8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로 한나 그린(호주·16언더파)에 1타 앞서며 우승했다. 2016년 1월 퓨어 실크 바하마 클래식 이후 5년 4개월 만에 통산 4승을 거둔 김효주는 우승 상금 24만 달러(약 2억6000만원)를 받았다.
경기 후 김효주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보기 플레이로 끝냈기 때문에 기분이 너무 좋아서 배고픔이 잘 느껴졌다. 그래서 앉자마자 주문을 하고 점심을 맛있게 먹는 도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나는 물론, 다른 선수들한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반에 실수도 많이 안 나오고 좋은 플레이가 나오다보니,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우승 생각을 했던 것 같다"던 그는 "원하는 만큼 성적을 냈고 운도 따랐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모처럼 거둔 LPGA 대회 우승에 김효주는 "올해 LPGA에서 뛰면서 그래도 우승은 한 번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우승이 나와서 다른 목표를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뛰면서 부족했던 점을 많이 보완하면서 LPGA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점들을 준비했다"던 그는 "생각했던 것이 잘 됐기 때문에 일찍 우승이 나왔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마스크에다 흰색 후드까지 쓰고 경기에 나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한 것도 큰 도움이 됐을 법 했다. 그는 "아무래도 표정이 보이지 않으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원래 올림픽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기회가 잘 하면 올 것 같다. 주변의 팬들도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 주신다. 이번 우승으로 인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한국팀 멤버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