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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우승 눈앞에서 놓친 톰슨 "이것이 골프"

김지한 기자2021.06.07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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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 톰슨.

5년 만에 미국 선수로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을 노렸던 렉시 톰슨(26)이 치명적인 실수로 기회를 날렸다. 톰슨은 애써 "이것이 골프"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톰슨은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에서 열린 제76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막판 미끄러지면서 유카 사소(필리핀), 하타오카 나사(일본)에 밀렸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톰슨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로 4타를 잃었고 합계 3언더파 3위로 대회를 마쳤다. 17번 홀까지 공동 선두였던 톰슨은 이 홀과 최종 18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졌다.

최종 라운드 초반만 해도 톰슨의 분위기는 좋았다. 1타 차 2위였던 사소가 2·3번 홀 더블 보기를 연속 범해 톰슨이 5타 차까지 앞섰다. 그러나 11번 홀(파4)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이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한 톰슨은 14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온 그린하지 못하고 끝내 보기를 적어내면서 2위 그룹과 2타 차로 좁혀졌다.

상황은 이후 더 급격히 변했다. 사소가 16·17번 홀 연속 버디로 따라잡았고, 앞서 경기하던 하타오카도 뒷심을 발휘해 13·14·16번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았다. 초조하던 톰슨은 17번 홀(파5)에서 한 번 무너졌다. 티샷을 러프에 빠트리고 4번째 샷 만에 힘겹게 그린에 공을 올렸다. 이어 1.5m 파 퍼트가 왼쪽으로 비껴갔다.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톰슨은 18번 홀(파4)에서 다시 무너졌다. 벙커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으로 홀 2m에 붙인 톰슨의 퍼트는 자신감이 없었다. 홀에 다다르지 못할 만큼 퍼트가 짧았던 톰슨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016년 브리타니 랭 이후 5년 만에 미국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꿈도 물거품이 됐다.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8번 홀을 마친 뒤 캐디와 홀 아웃하는 렉시 톰슨. [사진 Gettyimages]

막판 두 홀을 지키지 못한 톰슨은 유카 사소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톰슨은 경기 후 "이것이 골프"라는 말을 두 번 했을 만큼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샷이 안 좋았던 건 아니었다. 이게 바로 골프장이 당신에게 할 수 있는 일이고, 1주일 내내 내가 한 말이기도 하다"면서 "하루 종일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그저 지난 며칠동안 했던 것처럼 게임을 하고 싶었다. 내 게임 계획에 집중하고, 스윙을 하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같은 걸 보고 싶었다. 안 좋은 일이 몇 번 있었지만 그게 골프다"고 말했다.

18번 홀을 마치면서 웃는 표정을 보였던 톰슨은 "놀라운 한 주였다. 보기 몇개로 경기를 잘 못 했는데, 팬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응원해주고, 내게 경기할 이유를 줬다"면서 "믿을 수 없는 기분이었다. 오늘 이 일을 통해 배우고, 앞으로 몇 주,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LPGA 투어 통산 11승 중 메이저 1승(2014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뿐인 톰슨에겐 두고두고 아쉬운 하루였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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