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리 코르다(미국)가 5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GC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 2라운드에서 퍼트하고 있다. 사진=게티 이미지
퍼팅 그립을 바꿨더니 버디가 쏟아졌다. 꿈의 스코어로 불리는 59타를 눈 앞에서 잃었지만,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폭발적인 버디 행진으로 올림픽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인 넬리 코르다(23, 미국) 얘기다.
코르다는 5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9개, 더블보기 1개로 9타를 줄여 62타를 적었다. 17번홀까지 11언더파로 꿈의 59타에 근접했지만, 18번홀(파4) 세컨드 샷 실수로 미치지 못했다. 59타는 200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레지스터 핑 2라운드에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한 번 기록한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르다는 그린을 두 번밖에 놓치지 않은데다 10차례나 원퍼트로 홀아웃하는 등 신기의 퍼트 감각으로 중간합계 13언더파 129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대회 직후 “18번홀 티샷을 할 때까지도 올림픽 신기록이나 59타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5번홀(파5)에서 까다로운 퍼트가 버디로 연결된 이후 자신감을 얻게 된 게 2라운드를 좋은 성적으로 마친 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마지막홀에서 더블보기를 한 것은 골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티샷 실수로 세컨드샷을 하기 애매해 레이업을 한 뒤 파 세이브를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 샷이)벙커에 빠졌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깔끔한 마무리는 하지 못했지만, 이날 코르다의 퍼트는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그는 “US여자오픈(6월)이 끝난 뒤 퍼터를 쥐는 방식을 바꾼 게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르다는 US여자오픈 이후 왼손이 아래로 향하는 이른바 역그립(크로스 핸드 퍼팅그립) 형태로 변화를 시도했는데, 어깨 회전이나 퍼팅 어드레스 감각 등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샷 실수가 더러 있었지만, 퍼터가 나를 살렸다”며 바꾼 그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미국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코르다는 “대회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나는 72홀을 완주하겠다는 목표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어떤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나흘 내내 라운드를 한다는 생각만 할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