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GC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 최종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행복한 골퍼’를 꿈꾸는 고진영(26, 솔레어)이 입술을 깨물었다. 분한 마음을 숨길수 없었는지 “올림픽은 출전 자체가 영광이라는데, 내겐 해당사항 없는 일”이라며 이미 3년 뒤를 바라봤다.
고진영은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바꿔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오후 12시 40분 현재 공동 9위로 마무리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챔피언조가 세 홀을 남겨둔 시점에 우천 중단됐지만, 고진영이 메달권에 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첫 날 3언더파로 출발해 메달 가능성을 높인 고진영은 2, 3라운드에서 퍼트가 따라주지 않아 타수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했다. 특히 3라운드에서는 89%에 이르는 그린 적중률에도 불구하고 이븐파에 그쳐 아쉬움이 더 컸다. 최종라운드에서도 이글 기회를 놓치는 등 그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한 고진영은 “(최종라운드에서는) 미련없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아쉽지만, 후련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파리 대회까지 3년이 남아있다. 꾸준히 (세계랭킹)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준비하다보면 기회가 또 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재출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민적 기대를 안고 나선 올림픽 무대라 국가대표로서의 자긍심에 생채기가 났다는 게 고진영의 속내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매주 대회를 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못한 것, 노메달로 끝났다는 것이 아쉽다. 많이 부족했다”고 자기반성을 했다. 그러면서 “다음 올림픽에 나가면 꼭 메달을 따고 싶다. 올림픽이 출전 자체가 영광이라는 말이 있지만, 내겐 해당하지 않는다. 아주 아쉽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성적에 관계없이 자기 플레이를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를 추구하던 고진영은 “근성이 다시 올라오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이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똑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쉬움 가득한 올림픽이었지만, 고진영에게는 한 단계 도약할 모멘텀이 된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