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프 국가 대항전 격인 솔하임컵이 유럽의 2회 연속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유럽은 7일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에 있는 인버네스 클럽(파72)에서 열린 제 17회 솔하임컵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5승 2무 5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그러나 앞선 이틀간 치른 포섬, 포볼 매치에서 9-7로 앞서 최종 스코어 15-13으로 이겼다.

솔하임컵은 1990년 골프용품 제조업체인 핑의 창업주 카르스텐 솔하임의 성에서 따와 격년제로 치르는 미국과 유럽의 국가 대항전이다. 12명씩 총 24명이 출전해 사흘간 다양한 방식의 매치업으로 세계 골프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우승으로 유럽은 2019년 스코틀랜드 대회에 이어 2연패에 성공해 역대 7승(10패)째를 따냈다. 미국은 세계랭킹 1위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넬리 코르다를 앞세우고도 유럽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미국이 골프 세계화를 위해 창설한 국가 대항전 형태의 대회는 남자 골프에도 있다. 오는 24일부터 미국 위스콘신주 휘슬링 스트레이츠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리는 제43회 라이더컵은 솔하임컵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전이다.

짝수해에 열리는 미국과 미국을 제외한 국가 연합팀의 대결인 프레지던츠컵도 인기 있는 국가 대항전이다. 남아공의 어니엘스, 한국의 최경주 등이 단장, 부단장으로 참여해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젊은 스타들이 미국의 골프 천재들과 자웅을 겨루는 무대다.

개인 성향이 짙은 골프는 종목 특성상 국가대항전을 보기 어렵다. 올림픽에서도 단체전 없이 개인전만 치르기 때문에 다른 종목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솔하임컵이나 라이더컵, 프레이던츠컵은 협동심을 요하는 경기 방식이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 솔하임컵에서 리오나 머과이어(아일랜드)나 마틸다 카스트렌(핀란드) 등이 미국의 강자들을 제압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 장면은 무명의 골퍼들을 중원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국가대항전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 도쿄올림픽에서 인도의 아디티 아속이 스타덤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골프, 특히 여자골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박인비 박성현 고진영 등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돌아가며 차지하는 한국이나 메이저대회에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는 일본, 주타누깐 자매로 유명한 태국 등은 세계 최강으로 부르기 손색없다.

한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동북아시아와 태국 대만 등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간 여자골프 국가대항전도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박현경 임희정(이상 21, 한국토지신탁)과 일본의 유리 요시다(21) 태국의 패티 타바타나낏(21), 아타야 티티쿨(18), 필리핀의 유카 사소(20) 등 아시아의 어린 골프 천재들이 선배들과 대표로 참여해 격년제 국가대항전을 치르는 모습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골프 대중화는 어쨌든 대중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어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많아야 하고, 다양한 이슈로 끊임없이 흥미를 자극해야 한다. 아시아 여자 선수들의 기량과 저변을 고려하면, 아시아판 솔하임컵도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