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벼랑 끝에서 16강 진출을 이룬 지은희(36)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LPGA 매치플레이 조별 리그 3차전 경기 소감을 밝혔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조별 리그 3차전. 앞서 2승을 거둔 지은희는 무승부만 기록해도 16강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16번 홀(파5)까지 켈리 탄(말레이시아)에게 2홀 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승부한 지은희는 두 홀을 내리 이기며 무승부를 기록하고 조 1위(2승 1무)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파4) 긴 거리 파 퍼트가 압권이었다. 1홀 차로 뒤지던 상황에서 지은희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켈리가 파 퍼트 실수로 보기로 마치면서 기회가 왔다.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린 지은희는 약 6m 거리의 쉽지 않은 파 퍼트를 침착하게 집어넣고 승부를 무승부로 만들었다. 파 퍼트가 들어가자 지은희는 믿기지 않는 듯한 놀란 표정을 잠시 짓다가 이내 16강 진출을 반겼다.
경기 후 지은희는 "마지막 홀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졌다"면서 "켈리가 너무 어려운 지점에서 어프로치를 하면서 실수한 것을 보고 나한테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린 라인을 읽고 있었는데, 잘 보였다. 어차피 실수하면 떨어지는 것이라 자신 있게 퍼팅한 것이 잘됐다"며 18번 홀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캐디가 멘털적으로 큰 힘이 됐다. 계속 '힘내자', '포기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많이 해준 게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은희는 16강전에서 '루키' 최혜진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