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마지막에 웃었다. 결혼을 두 달 가량 앞둔 그는 이번 우승 덕에 기쁨이 배가 됐다.
리디아 고는 23일 강원 원주의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합계 21언더파로 안드레아 리(미국·17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1월 게인브릿지 LPGA 이후 9개월여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 LPGA 투어 개인 통산 18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3000만원)를 받았다.
경기 후 리디아 고는 "경기 흐름을 잘 만들었다. 연속 버디를 잡아낸 구간도 있었고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면서 "기회를 잘 만들어내고 운도 좋았다. 매 라운드에서 꾸준한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한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뉴질랜드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큰 자긍심을 갖고 있다"던 그는 "이번 주 내내 한국에서 우승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다. 스스로 체면이 걸렸는지 그런 마음가짐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또 나만큼 간절하게 (우승을) 바라는 분들을 위해 우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은 리디아 고 개인에게도 뜻깊은 우승이었다. 오는 1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그는 예비 남편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어디에 있든 내 옆에 있다는 마음"이라던 그는 "항상 내 마음에 있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던 그는 "'축하해'라고 많이 얘기해주시더라.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 앞에서 거둔 우승이었기에 그 의미도 함께 컸다. 리디아 고는 "가족들이 많이 왔다. 그 분들을 위해서 우승하고 싶었던 것 같다. 특히 아버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처음 LPGA 투어 대회를 이번에 본 거다. 많은 가족들이 응원해준 덕에 힘을 받아 우승했다. 그래서 눈물이 살짝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