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Q스쿨 6라운드를 마친 박금강과 캐디인 이인준 코치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의 하일랜드오크스골프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이하 Q스쿨) 공동 9위(20언더파 554타)에 오른 박금강(21). 국내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낯선 건 어쩌면 당연하다.
원래 그의 이름은 박금강산이 될 뻔했다. 그의 부모는 금강산 여행 당시 아이가 생겼고 외조부는 그 의미를 담아 박금강산으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 금강산이든 금강이든 어릴 때 이름으로 놀림을 많이 받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박금강은 특이한 자기 이름이 좋았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꼭 금강산을 가볼 것이라 다짐도 했다.
태권도와 축구를 좋아하던 박금강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처음엔 공이 날아가는 모습만 봐도 좋았다. 멀리 날아가는 공을 보면서 짜릿한 감정을 느꼈다. 수원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골프 선수의 길을 걸었다. 이후 국가 상비군을 거쳐 2019년 LPGA Q스쿨에 도전했다.
박금강의 Q스쿨 첫 도전은 아쉽게도 파이널에서 공동 51위(8라운드 합계 9오버파 581타)에 오르며 마무리됐다. 이듬해인 2020년에 LPGA 2부투어에 출전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박금강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드림)와 3부(점프)투어를 거치며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LPGA 2부투어인 엡손투어(2021년까지 시메트라투어)에서 통산 2승을 거두는 등 차곡차곡 실전 경험을 쌓았다.
올해 엡손투어를 마치고 한 달간 한국에 들어와 머물며 평소 부족하던 체력 훈련 위주로 준비하며 컨디션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박금강은 JTBC골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때 Q스쿨을 앞두고 훈련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이번에 캐디까지 해준 이인준 코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말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금강은 사실 대회 3라운드를 앞두고 먹은 음식이 체해 전반 라운드 내내 불편하게 경기를 치렀다. 박금강은 “속이 좋지 않아 먹은 것을 모두 게워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후 후반 라운드에는 컨디션이 오히려 좋아져 이븐파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공동 9위로 투어 카드를 확보한 그는 “기쁠 줄 알았는데 덤덤했다”면서 “엡손(2부)투어에서 활동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마냥 편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진행이나 세팅에 이미 익숙해진 상황이라 적응하기 수월했다. Q스쿨 경기위원도 모두 2부투어 때 만난 적이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2023년에 LPGA투어 첫 시즌을 보내게 된 박금강은 “아무리 같은 미국이라고 해도 투어 분위기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그 분위기에 맞춰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우승이나 신인상을 마음에 두고 경기에 나서겠지만 무엇보다 어렵게 LPGA 무대에 올라온 만큼 내년에 투어 카드를 잃지 않고 잘 적응했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박금강은 “어머니와 함께 다니는데 고생을 많이 하셨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서운하실 테니. 항상 뒤에서 응원해주셔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프로필]
성명: 박금강
생년월일: 2001년 4월 11일
신장: 170cm
소속: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후원: CJ대한통운
클럽: 테일러메이드
의류: 디즈니코리아
볼/장갑/신발: 타이틀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