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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경쟁력 3] 300야드 시대 문 두드리는 LPGA, 뒷걸음질치는 KLPGA

김지한 기자2023.02.15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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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1위에 오른 마리야 파시.

아기자기한 코스에서 선보이는 시원한 장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선 매 시즌, 매 대회마다 선수들의 드라이브 샷에 많은 박수가 쏟아진다. 선수들의 호쾌한 스윙에서 비롯된 드라이브 샷 거리는 매 시즌 더욱 길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골프위크가 20년간 LPGA 투어 시즌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 1위에 오른 선수의 기록을 분석했다. LPGA는 매 대회마다 두 개 홀에서 드라이브 샷 거리를 측정한다. 샷 거리는 매년 더 길어지고, 초장타자는 더 강해졌다.

2003년 드라이브 샷 거리 1위에 올랐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기록은 269.76야드였다. 그러다 이듬해인 2004년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의 드라이브 샷 거리는 270.08야드로 더 길어졌다. 2006년엔 ‘엄청난 기록’이 나왔다. 카린 쇼딘(스웨덴)이 한 시즌 평균 284.47야드를 기록해 ‘280야드 샷’ 시대를 열었다. 2006시즌엔 평균 270야드를 넘은 선수가 5명이 나왔을 만큼 여자 골프 ‘초장타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스타 골퍼들의 장타 쇼도 주목받았다. 2008년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269.24야드, 2010년엔 미셸 위 웨스트(미국)가 274.49야드로 평균 드라이브 샷 1위에 올랐다. 요아나 클라텐(프랑스)은 2014년(272.04야드), 2015년(274.42야드), 2016년(281.37야드)에 3년 연속 평균 드라이브 샷 1위에 올라 '장타 퀸'으로 떠올랐다.


LPGA의 초장타자 골퍼로 주목받은 애너 판 담. [사진 Gettyimages]

평균 270야드 중반이 드라이브 샷 거리 1위로 통하던 LPGA는 2019년 애너 판 담(네덜란드)이 등장하면서 요동쳤다. 판 담은 2019시즌 283.84야드로 장타 1위에 오르더니 2021시즌엔 290.82야드를 기록, 시즌 평균 드라이브 샷 통산 1위 성적을 냈다. 1m80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드라이브 샷으로 세계 여자 골프에 새로운 장타 시대를 열었다. 다른 선수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0시즌엔 비앙카 파그단가난(필리핀)이 283.07야드로 1위에 올랐고, 지난 시즌엔 마리야 파시(멕시코)가 279.25야드로 1위를 차지, 평균 280야드 안팎의 장타자가 드라이브 샷 1위에 오를 수 있는 트렌드를 이어갔다.


김효주는 LPGA 장타 트렌드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골퍼로 꼽힌다. [사진 Gettyimages]

이같은 드라이브 샷 거리는 다른 투어와 비교해도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시즌 LPGA 투어 상위 15명의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는 274야드였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49야드였다. 차이는 25야드였다. KLPGA 투어는 2009시즌 안선주가 265.83야드, 2013시즌 김세영이 266.94야드를 기록하면서 한때 LPGA 못지 않은 장타 쇼가 기대됐지만, 이후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시즌 드라이브 샷 거리 1위는 263.45야드를 기록한 윤이나였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도 이지영(2006년·275.12야드), 김세영(2016년·272.33야드), 박성현(2019년·275.55야드), 김아림(2021년·276.76야드) 등 LPGA 무대에서 270야드를 넘는 장타자들이 꾸준하게 배출됐다. 이들은 시원한 장타와 정교한 플레이까지 더해 LPGA 투어에서 모두 우승 경험을 가졌다. LPGA의 장타 트렌드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선수도 있다. 한동안 슬럼프였던 김효주는 2019년 244.7야드에서 지난해 255.32야드로 10야드 이상 샷 거리를 늘리면서 자신감을 키우고, 다시 우승하는 골퍼로 거듭났다. 보다 공격적인 골프가 우승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로 여긴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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