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6위에 오른 고진영.
"작년에 마음적으로, 골프에서도 정말 힘들었다. 그랬기에 더욱 잘 마무리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고, 아쉬운 부분은 없었다"
26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를 마무리한 고진영(28)은 스스로의 플레이에 만족한 반응을 보였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기록하면서 합계 16언더파 공동 6위로 마친 그는 톱10으로 시즌 첫 대회를 마쳤다. 무엇보다 지난해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부진했던 아쉬움을 털어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더 컸다.
고진영은 나흘 내내 언더파를 기록한 것으로도 만족해했다. 그는 "4일 내내 언더파를 친 게 한 몇 개월 된 것 같다. 솔직히 한 5개월은 넘은 것 같다. 그래서 눈물이 날 것 같다"면서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했었는지는 성적이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도 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진영의 말처럼 그는 지난 겨울, 크게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연습과 훈련을 하면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선 성적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샷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샷이 잘 되면 자연스럽게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는 평소 생각대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스스로 만족하는 플레이를 펼쳐보였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의 자신감이 향후 플레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오랜만에 언더파를 많이 친 거였기 때문에 지금 기분도 정말 좋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결과로 올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이번 주 개막하는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대회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나선다. 고진영이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다. 스스로 땀 흘려 만든 기회를 '디펜딩 챔피언' 대회에서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고진영은 경험을 바탕으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출전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감회도 새롭다. 항상 디펜딩으로 대회를 할 때는 조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힘이 좀 더 많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그 힘을 얼만큼 잘 빼느냐가 다음 대회 성적을 좌우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