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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에 에비앙 우승에 일본 미디어 열광

남화영 기자2024.07.16 오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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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기를 두른 아야카

‘에비앙 하늘에 기미가요(일본 국가)가 울려퍼졌다.’

일본 매체 알바는 15일 인터넷판에 후루에 아야카(24)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 우승 소식을 대서 특필했다. 이 대회의 연례 행사인 챔피언 국기가 스카이다이버로부터 내려와 우승자에게 전하는 화보를 포함해 사소 유카의 US여자오픈 우승에 이은 일본 선수의 LPGA투어 메이저 시즌 2승을 특집으로 다뤘다.

이 대회 마지막날 백나인은 퍼트 실력이 뛰어난 후루에의 역전극이 돋보였다. 12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선두에 3타차로 벌어졌으나 14번 홀에서 10미터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넣은 데 이어 15번 홀에서는 무려 15미터 가까운 장거리 퍼트를 집어넣었다. 파3 16번 홀에서는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3홀 연속 버디를 잡고 공동 선두를 이뤘다.

스테파니 키리아쿠(호주)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파5 홀은 과감했다. 175야드 퍼스트컷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6번 아이언으로 쳐서 호수 건너 그린에 올렸다. 그리고는 3미터 거리에서 기어이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만약 이글이 실패했으면 무서운 기세로 따라온 키리아쿠와 연장전을 벌여야 할 상황이었다.

일본 동료들이 뛰어나와 후루에에 샴페인 세례를 해주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의 다른 매체 GDO는 이날 먼저 경기를 마친 동료 선수들이 뛰쳐나가 마지막 홀에서 샴페인 샤워를 해준 것을 소개했다. 니시무라 유나, 사이고 마오, 야마시타 미유, 카츠 미나미 등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활동한 선수들이 18번 홀 그린에서 후루에에게 샴페인 샤워를 해주었다.

니시무라는 “굉장히 감동했다”면서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낸 동료여서 기뻤다”고 말했고, 사이고는 “소름이 돋았다”면서 “긴장하고 두근두근했는데 마지막에 이글을 잡아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야먀시타는 “샴페인 샤워가 일본에서는 금지되어 있지만 언젠가 하고 싶었다”면서 “다음에는 내가 샤워를 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우승한 아야카는 인터뷰에서 경기 후반전에 캐디 마이크 스콧의 말이 침착함을 주었다고 말했다. 영화 스타워즈를 봤다는 그는 유명한 대사 ‘포스가 그대와 함께 하기를’을 막판부터 계속 외웠다고 하자 일본 매체들은 에비앙의 골프신이 아야카를 도왔다고 극찬했다. 아야카의 인터뷰 한마디 한마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2021년에 JLPGA투어 소속 선수로 처음 나간 해외 메이저 에비앙에서 4위로 마친 아야카는 당시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이 미국에서 겨뤄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미 그는 자국 JLPGA투어에서 대상을 받은 최고의 선수였으나 과감하게 큐스쿨을 보고 미국행을 택했다. 편하게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해도 되지만 그에게는 모험이었다.

아야카를 머릿기사로 다룬 GDO

아야카는 지난 2109년 가을 아마추어로 후지츠레이디스에서 우승하면서 이후 프로 데뷔했다. JLPGA투어가 2020~21년은 두 해를 한 시즌으로 묶어 치렀는데 무려 6승을 거두면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이후 미국행을 택했고 2022년에는 8월에 열린 스코티시여자오픈에서 첫승을 거뒀다. 비거리는 비록 짧은 편이지만 뛰어난 숏게임과 퍼팅 실력이 그를 항상 상위권에 있게 했다.

올해는 에비앙 전까지 16번의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8번이나 들었으나 우승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CME글로브 포인트 2위로 올라섰다. 실제 그의 LPGA투어 데이터를 보면 평균 스코어 69.89타, 버디수 237개, 언더파 라운드 44회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6승의 넬리 코다(미국)와 버금갈 막강한 경쟁자다. 우승이 적을 뿐 진정한 강자였다.

일본 선수로는 네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된 아야카는 미국 투어로 돌아가지 않고 일본으로 향했고 다음달 중순에 열리는 스코티시여자오픈에 복귀한다. 시부노 히나코에 이어 메이저를 제패했고 프랑스 땅에서 일본 국가를 울리고 국기를 감싸고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니 고국에서 충분히 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로 퍼레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 여자 골프계는 환영 일색이다. 자국 투어에 안주하려는 선수를 독려하고 투어의 국제화를 시도해 해외 메이저 투어에의 적극적인 진출을 후원한 JLPGA 집행부의 결정이 결실을 봤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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