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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대회 더CJ컵에선 왜 웨이브를 줄까?

남화영 기자2024.05.04 오전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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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블 파4 홀인 6번 [사진=TPC크래이그랜치]

김성현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바이런넬슨(총상금 950만 달러) 둘째날 7언더파 64타를 쳐서 제이크 냅(미국)에 4타차 공동 9위로 올라섰다.

김성현은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 TPC크레이그랜치(파71 7414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잡고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첫날부터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됐다. 156명이 출전한 풀 필드 대회라서 그런지 몇 개 홀에서 웨이브(wave)를 주었다. 통상 3명씩 인아웃 코스를 11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파4 홀 두 군데서 그린에 공을 올린 선수들의 조는 한 곳으로 피한 뒤 뒷조가 티샷하도록 했다. 그 이유는 드라이버 샷으로 충분히 원온이 가능한 ‘드라이버블 파4 홀’이기 때문이었다.

6번 홀 그린 [사진=TPC크래이그랜치]

2021년부터 PGA투어 AT&T바이런넬슨의 새로운 개최지가 된 이 코스는 이경훈이 대회 2연패를 했고 지난해는 제이슨 데이(호주)가 우승했다. 지난 3년간의 우승 스코어는 25언더파(파72), 26언더파(파72)에 이어 23언더파(파71)였다. 세 번의 대회에서 평균 69.23타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PGA투어 일정에서 가장 낮은 스코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대회는 최대한 스코어를 줄여서 우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좋은 타수가 나오는 이유는 코스 설계자의 드라이버블 파4 홀에 있다. 2004년에 개장한 이 코스는 톰 와이스코프와 필 스미스가 공동 설계했다. 당시에는 댈러스 북쪽의 카우보이 문화를 반영하는 목초지와 넓은 시야의 목장이 특징이었다.

남북으로 난 코스에 큰 호수가 하나 있고 로울렛 크릭이 14개의 홀을 지나는 코스 레이아웃을 가졌다. PGA투어 선수 출신인 와이스코프는 자신의 설계상 특징으로 드라이버 샷 한 번에 그린에 올릴 수 있는 홀을 만들었다. 1980년대 제이 모리시와 함께 코스 설계를 시작한 와이스코프는 짧고 드라이버 샷으로 원온이 가능한 파4 홀을 대중화했다.

14번 그린 [사진=TPC크래이그랜치]

TPC크레이그랜치에는 358야드의 6번과 324야드의 14번 홀이 드라이버블 파4 홀에 속한다. 설계자는 처음에는 6번 홀까지 티샷을 그린에 올릴 거라는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리막인 이 홀은 요즘 300야드 이상 치는 장타자는 드라이버 샷 원온도 가능하다.

파4 6번 홀은 벙커가 잔뜩 깔린 페어웨이를 곧장 내려오지만 공격적인 장타자는 그린 근처까지 공을 보내면 버디의 확률이 높아진다. 그린 주변에 벙커는 4개다. 그린 바로 앞에 큰 벙커가 있고 그린 좌우와 뒤에 3개가 있다. 장타자 안병훈은 그린 왼쪽을 겨냥하고 쳐서 온그린이나 그린에 가까운 열린 공간을 얻었다.

14번 홀은 티잉 구역 세팅에 따라 305야드까지 줄어든다. 왼쪽으로는 그린 초입까지 호수가 있어 위험과 보상(risk & reward) 홀이 된다. 그린 오른쪽으로는 7개의 벙커밭이다. 300야드를 넘겨 치면 충분히 원온이 가능하고 이글 기회까지 얻는다. 노승열과 함께 경기한 데이는 이 홀에서 원온에 성공했고 조던 스피스(미국)는 약간 못미쳤다.

14번 홀 그린 맵 [사진=TPC크래이그랜치]

따라서 이 대회는 4라운드까지 타수를 꾸준히 줄이는 선수에게 우승의 행운이 온다. 페덱스컵 포인트 9위에 올라 있는 안병훈은 이날 4타를 줄여 공동 13위(9언더파)로 올라섰고 지난 2021~22년 이 대회를 2연패했던 이경훈도 4언더파를 쳐서 6언더파의 안병훈, 김시우 등과 함께 공동 13위다.

한국 기업이 후원하는 대회에 7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하는 이 대회는 PGA투어 공식 중계 채널인 JTBC골프에서 새벽 4시45분부터 중계하고 있다. 3, 4라운드는 새벽 2시부터 라이브 중계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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