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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의 LPGA도전기 1] 첫 홀 보기가 약이 됐다

JTBC골프 기획제작팀 기자2023.12.01 오후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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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하는 성유진 [사진=LPGA]

6라운드 108홀은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시험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파이널 퀄리파잉(Q)은 전 세계의 뛰어난 선수들이 모이는 시험장이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매치플레이 등 시즌 2승을 거둔 성유진(한화큐셀)이 지난달 LPGA Q시리즈 2차 스테이지를 거쳐 파이널에 도전하는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연재한다. 현지에서의 선수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부분 각색했다. <편집자주>

드디어 대회가 열리는 첫날(현지 시간 30일)이다. 지난 일요일 미국에 도착해서 시차는 많이 극복했다. 대회장은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트렌트존스 매그놀리아그로브였다. 티오프 시간은 오전 8시37분의 파71 폴스 코스(6643야드)다. 나는 한 시간반 전에 드라이빙 레인지로 향했다.

일기 예보를 보니 날씨가 서울만큼 춥다고 해서 새벽에 일어나 귀마개까지 하고 검은색 솜바지까지 두텁게 껴 입고 7시부터 잔디 타석에서 클럽 별로 샷을 해보았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확실히 미국은 연습 환경이 뛰어나다. 잔디 연습장에서 디봇을 떼면서 샷을 연습할 수 있는 건 한국에서는 쉽지 않다.



45분간 드라이버 샷부터 웨지까지 연습을 마치고는 연습그린으로 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선수처럼 경기 전에는 나도 비슷한 연습 루틴을 지킨다. 레인지에서 샷들을 하고 마지막으로 퍼트를 가다듬는다. 셋업이 제대로인지 스트로크가 이상없는지를 확인했다. 연습도구를 많이 가져오지 못해 아이언 클럽 하나를 바닥에 놓고서 라인을 체크했다.

티샷을 15분 정도 앞둔 8시20분에 1번 티잉 구역으로 향했다. 체온을 유지하려고 롱 점퍼를 입고, 솜바지도 그대로 입은 채였다. 스코어링 텐트에서 스코어카드와 주의사항 등을 확인했다. 티샷을 했는데 파이널의 첫 번째 샷이라서 그런지 보기를 적어냈다(나중에 경기를 마치고 보니 나 뿐만 아니라 이 홀에서 다들 헤맸다. 두 번째로 어려운 홀이었다).

날이 추운 탓에 생각보다 비거리가 안 나서 2클럽 정도가 짧게 나왔던 것이 원인이었다. 다음 홀부터는 그에 맞춰 적응해야 했다. 조금 넉넉한 클럽을 잡고 공략했다. 첫 파5 홀인 5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았다. 2차 스테이지에서도 좋은 성적(4위)을 거두고 파이널에 참가하는 만큼 긴장하지 말고 평소 내 실력대로 하자고 생각했더니 마음이 편해졌다.

후반 들어서는 원래 샷이 나왔다. 껴입었던 솜바지도 벗었더니 걸음도 더 가뿐했다. 파5로 시작한 10번 홀과 파3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13, 14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 냈다.

경기 전 연습하는 성유진 [사진=한화큐셀]

14번 홀에서는 버디 퍼트를 넣고 캐디와 주먹 악수를 할 여유까지 생겼다. 하지만 17번 홀에서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낸 건 아쉬웠다. 스코어카드에 적힌 건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3언더파! 이날 6언더파를 친 선두인 대만 선수에는 3타차인 공동 13위였다.

첫날 경기 치고는 선방한 느낌이다. 아직 5라운드가 남았으니 더 올라갈 수 있다. 이미 지난 4월에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초청 선수로 출전해 좋은 성적으로 마친 기억을 되살렸다. 경기를 마치고나서 다시 레인지로 향했다. 오늘 한 샷 중에 잘 안됐던 부분을 연습했다. 내일은 파72의 보다 긴 6664야드 크로싱 코스에서 경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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