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한 방신실. 화끈한 장타에 정교함까지 더한 플레이에 골프 팬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다. [사진 KLPGA]
요즘 한국 골프에 방신실이 화제다. 2004년 9월생, 아직 만 스무살도 안 된 그는 최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큰 주목을 받았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화끈한 장타에 탄탄한 기본기, 여기에다 지난해 말 시드전 탈락과 개인 건강 문제 등의 아픔을 이겨낸 스토리까지 더해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단 말이 줄을 이었다.
방신실이 주목받으면서 새삼 한국 골프의 꾸준한 성장이 떠올려진다. 한국 골프는 여자 박세리, 남자 최경주로 시작된 계보를 통해 20년 넘게 꾸준하게 스타를 배출했다. 여자 골프는 특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의 연이은 활약 덕분에 미국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박세리의 뒤를 이어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 등이 한국에서의 성장과 미국에서의 활약이 더해져 여자 골프 세계 1위에 오르고 여자 골프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최혜진, 박민지와 2000년생 트리오 임희정, 박현경, 조아연 등이 대회마다 우승을 다투면서 주목받았고, 최혜진은 LPGA 투어에 진출하면서 꾸준하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 남자 골프 역시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첫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양용은과 최근 PGA 투어에서 맹활약중인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김주형 덕에 최근 세계 골프계에서 주목하는 나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와 젊은 패기로 PGA 투어에서 더 주목하는 ‘라이징 스타’가 된 김주형의 등장은 더욱 반가웠다. 남자 골프 역시 최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조우영이 아마추어 신분으로 대회(골프존 오픈)에서 우승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렇게 중간에 계보가 끊기는 게 아니라 계속 해서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는 건 아직 한국 골프의 뿌리와 줄기가 탄탄하다는 걸 보여준다.
올해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조우영.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국가대표로도 출전해 남자 골프 새 스타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 KPGA]
어떤 스포츠에서든 스타가 등장하는 건 반가운 일이다. 동시에 화수분처럼 성장하고 등장하는 스타 계보가 언제 끊길 지도 두고볼 일이다. 선수들이 골프를 통해 꿈을 얻고, 동시에 골프를 보면서 삶의 희망을 얻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건 골프계에 있는 누구나 바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의 성장과 연이은 스타 탄생을 뒷받침돼야 할 환경도 잘 돌봐야 할 때다. 국제 경쟁력 강화, 동시에 투어 환경 개선과 유소년 육성 등을 통해 또다른 방신실, 조우영 같은 선수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 그렇기에 한창 스타가 나올 때 투어 협회의 행정적인 역할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할 때가 지금이다. 누가 뭐랬든, 투어에서 활약하는 골프 선수는 곧 한국 남녀 골프의 힘이라는 걸 늘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