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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의 골프 담화설록] LPGA 첫 출격, 유해란의 활약을 주목할 이유

김지한 기자2023.03.23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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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할 유해란.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골프가) 사람이 하는 일인데, (데뷔전을 앞두고) 떨리는 건 다 똑같은 것 같다. 그래도 첫 대회고 생일 주간이기도 해서 평소보다 감회가 새롭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대회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유해란(21)의 각오다. 지난해 12월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수석 합격한 그는 이 대회를 통해 LPGA 투어 무대에 정식 데뷔한다. 유해란의 LPGA 투어 첫 도전은 JTBC골프에서 대회 내내 생중계할 예정이다.

유해란의 LPGA 투어 시즌 첫 출전은 투어 신인왕 타이틀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과도 연결된다. 한동안 LPGA 투어 신인상은 한국 선수들이 휩쓸었다. 1998년 박세리가 한국 선수로 처음 LPGA 투어 신인상을 받고서 13명이 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6 등 5년 연속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 신인상을 휩쓸었다. 십수년이 지나도 한국 여자 골프가 LPGA 투어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신인상 타이틀이었다.


올 시즌 초반 신인상 포인트 선두로 나선 나타크리타 웡타위랍. [사진 Gettyimages]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고서 상황이 바뀌었다. 신인상을 따로 수상하지 않았던 2020년을 건너뛰고 2021년과 2022년에 태국 선수들에게 타이틀을 내줬다. 2021년에는 패티 타바타나킷, 지난해엔 아타야 티띠꾼이 신인상을 받았다. 2021년에는 김아림, 2022년에는 최혜진이 경쟁에 가세했지만 모두 밀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 프로골프 투어 지형과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LPGA 무대에 도전하려는 국내 선수 숫자가 줄어들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제 경쟁력 하락과도 연결됐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여자 골프는 LPGA 투어에서 한번도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아직 연초지만, 올 시즌 초반 상황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신인상 포인트 경쟁 순위에 올라있는 4명의 선수가 모두 태국 선수들이다. 나타크리타 웡타위랍은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한 끝에 준우승했다. 또 자라비 분찬트 역시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경쟁력 있는 플레이로 공동 17위에 올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12월 퀄리파잉시리즈를 통해 LPGA 투어 카드를 따낸 선수는 3명이다. 유해란, 박금강이 상위 랭커로 올 시즌 투어 대부분 대회에 나설 수 있고, 주수빈이 부분 출전권을 따내 올 시즌 LPGA 무대에 활약한다. 아시아에서 열린 2개 대회에 나서지 않던 한국 신인 선수들은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통해 본격적으로 2023시즌을 시작한다. 이 중 단연 눈에 띄는 신인이 유해란이다. 이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둬 기량이 검증된 그는 지난달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톱10(공동 9위)에 들면서 기대감도 높인 상태다.


유해란의 도전은 한국 여자 골프에서 경쟁력을 갖춘 신인급 선수들이 꾸준하게 배출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사진 Gettyimages]

LPGA에서 경쟁력 있는 플레이를 위해 샷 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했단 유해란을 향한 올 시즌 기대감은 높다. 국내 골프계 한 관계자는 “퀄리파잉시리즈 1위를 달성한 것을 통해 경쟁력 있는 선수가 한국에서 꾸준하게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유해란은 이미 큰 일을 해냈다. 올 시즌 유해란이 투어에서 보여줄 활약상은 한동안 주춤했던 한국 여자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향한 동기 부여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해란이 선보일 퍼포먼스와 그에 따라 이어질 태국 선수들과의 LPGA 투어 신인상 경쟁은 이번 시즌 내내 투어를 지켜보는 흥미 포인트가 될 것이다.

◆ ‘김지한의 골프 담화설록’은 말하고(談) 이야기하고(話) 의견을 전하고(說) 기록하는(錄) 한자 뜻을 모두 담아 골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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