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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의 맛집 풀스윙 3] 동네친구 다먼과 지노 듀오

남화영 기자2023.03.20 오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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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다먼(오른쪽)과 캐디 지노 보날리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사이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에피소드 4편의 주인공은 조엘 다먼이다.

올해 35세인 다먼은 프로 데뷔는 10년이 넘었으며 골프 랭킹은 70위 정도에 머물며 프로 골퍼 중에 가장 서민적이다. 넷플릭스팀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메이저 우승 가능성없고 세계 10위에는 못 드는 프로골퍼”라고 소개한다.

한국 골프팬 사이에서는 2018년 메릴랜드 TPC포토맥에서 열린 퀴큰론스내셔널 마지막날 강성훈과 한 조로 경기했는데 라운드 중에 강성훈의 공이 호수에 빠진 드롭 지점과 관련해 속임수 논쟁을 벌였던 선수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다먼은 2021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중하급 대회 푼타카나리조트오픈에서 1승을 올리기 전까지는 확실히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우승 후에는 솔직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종종 방송을 탔다.

지난해 피닉스오픈에서 상의 탈의로 관심을 끈 다먼 [사진=넷플릭스]

지난해 WM피닉스오픈 마지막날 2만명의 관중이 모인 콜롯세움 16번 홀에서 어려운 파세이브를 하고는 동반자 해리 힉스와 웃통을 까고 옷을 빙빙 돌리는 쇼맨십을 보여 토픽에 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 팀이 테마로 다룬 건 그런 다이내믹한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다먼의 골프 인생은 미국 시골 청년의 성공기에 가깝다. 워싱턴주 클락스턴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동네 친구가 현재까지 8년째 캐디인 지노 보날리다. 12살에 함께 골프를 했는데 지노는 고등학교까지 선수를 꿈꿨으나 접었다.

다먼은 고등학교때 모친이 췌장암에 걸려 세상을 뜬 뒤로 상실감 때문에 대충 살았다고 한다. 2010년에 프로가 되고 PGA 3부 리그인 캐나다 투어에서 활동하다가 23세인 2011년에 고환암을 진단받았다. 병을 치료하고 나서 2014년엔 캐나다 투어에서 2승을 올려 한 단계 승급했다.

2015년 PGA투어 2부 리그인 웹닷컴투어에 들어오자 지노가 메일을 보내 ‘너는 최고의 선수가 될 테니 내가 캐디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당연히 합격했으나 지노의 첫해 수입은 고작 87달러였다고 한다.

고환암을 극복한 다먼은 '암 없음'이라 새긴 문구를 모자에 새겼다 [사진=넷플릭스]

이후 2부 투어와 1부 투어를 오가다가 2018년부터 1부에서 활동한다. 캐디 지노에 따르면 ‘다먼이 세계 30위 안에 들 수 있는 선수인데 그럴 의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에게서 보이는 자신감이나 의욕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먼 스스로는 ‘킬러 본능이 약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는 6월에 열리는 US오픈을 예선전부터 출전해 진출권을 따냈다. 뉴욕주 브루클라인의 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첫날 한 타 차 2위로 마쳤다. 2라운드에서는 5언더파로 콜린 모리카와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는 7위로 내려갔고, 마지막날은 공동 10위로 마쳐 40만7천달러의 큰 상금과 내년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이전까지 존재감이 없었던 다먼은 큰 대회에서 활약하면서 점차 알아보는 갤러리들이 늘었다. 솔직한 그의 캐릭터가 한 몫했다. 모자에는 고환암을 극복했다는 의미로 ‘cancer’에 엑스자를 써놓은 로고를 붙이고 다닌다. 후원 계약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팬들은 다먼과 함께 다니는 캐디 지노에게도 연호한다. 그는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먼과의 일상을 트위터 등의 사회관계망 사이트에 올리면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에는 아이폰으로 다먼이 자신을 계속 채용해주기를 바라는 영상을 올렸는데 수많은 골프팬들이 오스카 상을 받을 정도였다는 평을 남겼다.

다먼과 지노는 친구 사이로 티격태격하면서 투어를 다닌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시즌1을 본 이들은 다먼과 지노 듀오가 내년의 풀스윙 시즌2에도 등장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캐디와 선수이자 오랜 친구들이 티격태격하며 투어를 살아가는 모습이 미국인들에겐 멋진 이야기 소재로 여겨지는 것이다.

PGA투어에는 세계 정상을 다투는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욘 람(스페인) 등의 스토리가 있는가 하면 다먼과 지노처럼 예선전을 통해 메이저 출전에 전전긍긍하는 인생도 존재한다. 셰플러의 우승에 열광하는 한편 우정을 나누며 투어 생존기를 써내는 듀오 스토리에도 감동받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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