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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리드의 감정 싸움, 새삼 떠올려지는 켑카-디섐보 ‘앙숙’

김지한 기자2023.01.27 오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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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왼쪽)와 패트릭 리드의 감정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내가 그의 입장이었다면 인사나 악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로리 매킬로이)”
“철없는 어린 아이같이 행동한다면 그런 대접을 받는게 마땅하다.(패트릭 리드)”

골프판이 새해 초 연습장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을 앞둔 지난 24일 대회가 열리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에미레이츠 골프클럽 연습장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패트릭 리드(미국) 사이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다. 골프 팁스 체커의 영상에서 리드는 매킬로이에 다가가 인사를 건넸는데, 매킬로이는 별다른 반응 없이 팔짱을 끼었다. 그러자 리드가 돌아서면서 매킬로이를 향해 골프 티를 던지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대표하는 매킬로이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지원을 받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에 합류한 리드가 불편한 관계에서 비롯된 모습을 보이자 장외에서 더 격한 말이 오갔다. 매킬로이는 “크리스마스에 리드의 변호사가 제기한 소환장을 받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과 파티를 하려는데 소환장을 받는다면 기분이 어떻겠냐”고 말했다. 관련 소송에 대해 미국 골프채널은 “LIV 소속 선수들이 매킬로이, 데이비스 러브 3세, 타이거 우즈가 LIV 골프를 파괴하기 위한 PGA 투어의 독점 금지 계획 공모자라고 주장하면서 낸 것”이라고 전했다. “리드가 티를 던졌는지 몰랐다”던 매킬로이는 ”면서 “내가 만약 반대 입장에서 리드에게 티를 던졌다면 또다른 고소를 각오해야 했을 것”이라고 언짢아했다.

이에 대해 패트릭 리드는 “매킬로이는 나를 보고도 모른 체했다. 철 없는 어린아이 같은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티를 던진 게 아니라) 가볍게 손가락으로 튕겼다”고 말했다. PGA 투어와 LIV 골프 사이의 싸움이 각 소속 선수들 간의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자연스럽게 매킬로이와 리드의 골프계 앙숙 관계도 형성됐다.


브라이슨 디섐보(왼쪽)와 브룩스 켑카. [사진 Gettyimages]

골프계에선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 감정 싸움이 격해져 앙숙 관계를 형성했던 사례가 있다. 대표적인 게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브룩스 켑카(미국)다. 둘은 2019년 1월 이후 사사건건 부딪혔다. 당시 켑카가 느린 플레이를 하던 디섐보를 향해 “샷하는 데 1분 20초씩 걸리는 걸 이해 못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2021년 5월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마치고서 관계가 더 틀어졌다. 방송 인터뷰를 하던 켑카 뒤로 디섐보가 스파이크에 박힌 징 소리를 유독 내면서 지나갔고, 켑카가 금세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둘의 갈등이 눈에 띄었다. 2021년 디섐보가 캐디와 결별하고, 드라이버 클럽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자 켑카는 “내 캐디에게 감사하다” “내 드라이버를 사랑한다”며 디섐보를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둘의 앙숙 관계는 이벤트 매치로도 이어졌다. 2021년 11월 더 매치에 둘이 맞대결했다. 디섐보는 대결에 앞서 타깃에 켑카의 얼굴을 새기고서 호텔 옥상에서 520야드 초장타 샷을 하기도 했다. 더 매치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은 따로 진행했다. 정작 대결에선 켑카가 디섐보에 4홀 차 대승을 거뒀고, 경기 후엔 “그와는 친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또한번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겐 필 미켈슨(미국)이란 앙숙이 있었다. PGA 투어 데뷔는 미켈슨이 먼저 했지만, 우즈가 PGA 투어를 휩쓸자 불편한 심기를 감출 수 없었다. 딱히 개인적인 친분을 나눌 정도를 넘어 뒤에서 서로 인사도 하지 않을 만큼 살벌한 관계가 이어졌다. 그나마 40대에 접어들면서 둘은 서로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했고, 2018년엔 이벤트 대회 더 매치 1대1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물론 미켈슨이 LIV 골프 선봉장에 서고, 우즈가 LIV 골프에 반기를 들고 PGA 투어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다시 미묘하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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