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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 료 '우물 안 개구리' 탈출 실패, 샤르마 우승

김두용 기자2018.02.04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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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 료가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16언더파 공동 5위에 머물렀다. [아시안투어 홈페이지]

‘일본의 간판스타’ 이시카와 료(27)가 이번에도 ‘우물 안 개구리’ 탈출에 실패했다.

이시카와는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사우자나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최종 16언더파의 이시카와는 16언더파 공동 5위에 머물렀다. 21언더파의 슈방카 샤마라(인도)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시카와는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골프 신동’이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07년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첫 승을 신고했다. 당시 나이가 15세8개월에 지나지 않았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JGTO 최연소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시카와는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0년 5월 JGTO 더 크라운스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2언더파 58타를 쳐 세계 골프 18홀 최저타 기록을 세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8년 프로 전향을 선택한 이시카와는 ‘한국의 골프 천재’로 불렸던 노승열과 비교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세계 최정상급 플레이어로 성장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보다 훨씬 더 유명했다. 2009년 JGTO 상금왕에 오른 이시카와는 일본남자골프뿐 아니라 세계골프를 이끌 스타로까지 주목 받았다.

이시카와는 지금까지 JGTO 통산 14승을 챙겼다. 하지만 JGTO 이외 다른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우물 안 개구리’로 불렸다. 2012년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PGA투어로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반면 이시카와와 함께 일본골프의 양대산맥을 형성한 마쓰야마 히데키는 승승장구하며 아시아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지난 시즌 이시카와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포인트 175위에 그치며 시드마저 잃었다.

일본 무대로 다시 돌아온 이사카와는 먼저 아시안투어에서 부활을 겨냥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유러피언투어와 공동주관으로 열리는 메이뱅크 챔피언십이 다시 이시카와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낚는 맹타를 휘둘러 그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선두에 2타 뒤진 채 출발한 이시카와는 첫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번홀에서 첫 번째 보기를 했고, 3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솎아내는 등 오락가락한 경기내용을 보였다. 4번홀부터는 지루한 파 행진이 이어졌다. 화창한 날씨에 바람이 거의 없는 좋은 환경이었지만 이시카와는 2~3라운드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 9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15언더파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선두와의 격차는 4타 이상으로 벌어졌다. 14번홀에서 그린을 놓치고 3온2퍼트를 하면서 다시 보기를 적었다. 이 보기로 사실상 우승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15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하며 힘을 냈지만 너무 늦었다. 그래도 이시카와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뽑아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승을 놓쳤지만 16언더파 공동 5위는 이시카와의 2018년 최고 성적이다. 이시카와는 첫 대회였던 싱가포르 오픈에서 16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 대회였던 레오팔레스21 미얀마 오픈에서 컷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첫 톱10에 들며 다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시카와는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다니하라 히데토와 함께 일본 선수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300야드는 가뿐히 보낼 수 있는 장타뿐 아니라 퍼트 능력이 돋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이시카와는 27개로 평균 퍼트 수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또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도 1.642개로 수준급이었다. 마지막 날 페어웨이 적중률이 50%로 떨어졌는데 샷 정확도를 높인다면 일본 무대에서 부활 가능성이 점쳐진다.

22살의 신예 슈방카 샤르마는 이날 보기 없이 10타를 줄이는 맹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차지했다. 샤르마는 지난해 12월 요버그 오픈 이후 유러피언투어 2승째를 신고했다. 샤르마는 통산 첫 승 이후 3경기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7-2018 시즌 유러피언투어의 첫 다승자이기도 하다.

한국의 이수민은 버디 4개를 뽑았지만 보기 2개와 더블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9언더파 공동 39위에 머물렀다. 1타를 잃은 왕정훈은 5언더파 공동 62위로 주저앉았다. 헨릭 스텐손(스웨덴)도 6언더파 공동 60위로 부진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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