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왼쪽)과 안병훈이 12일부터 시작되는 유라시아컵에 아시아 팀 일원으로 출격한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두뇌를 빌렸다는 아시아 팀이 객관적인 열세를 이겨낼 수 있을까.
유럽과 아시아의 대륙대항전인 유라시아컵이 12일부터 3일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글렌메리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격년제로 열리는 유라시아컵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역대 전적에서 1승1무로 유럽이 앞서고 있다. 베테랑 아준 아트왈(인도)이 아시아 팀 단장을 맡았다. 그는 우즈와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대회를 앞두고 아트왈은 우즈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우즈는 대륙대항전인 2016년 라이더컵과 2017년 프레지던츠컵에서 부단장을 맡으며 미국의 승리에 일조했다. 당시 우즈는 단장을 도와 전략적으로 팀이 하나 될 수 있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단장직을 맡은 아트왈은 우즈에게 조언을 구했다. 우즈는 어떤 방법으로 다양한 성향을 가진 선수들을 한데 묶어 조 편성을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왈은 “매일 팀원들을 부르고, 귀찮게 하는 게 아니더라. 단지 어떻게 대응하고 무엇을 예상하는지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팀원들에게)얻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우즈는 개성이 강하다고 하지만 미국 국적에 국한된 선수들의 팀워크를 이끌어내면 됐다. 그러나 아트왈은 문화와 언어가 다른 여러 국적으로 구성된 선수들의 조합을 꾸려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과제를 받아든 셈이다. 영어에 능통하지 않은 선수도 있어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트왈은 “유럽 선수들이 체격이 크고 힘도 더 강하지만 아시아팀은 정교함이 무기다. 그래서 코스도 더 잘 맞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라시아컵은 대륙별 12명씩 출전하고 첫날 포볼 6경기, 둘째 날 포섬 6경기, 마지막 날 싱글매치 12경기로 진행된다. 총점 24점에 이기면 1점, 비기면 0.5점을 획득한다. 유럽은 레이스 투 두바이 포인트 순으로 10명이 선정됐고, 단장 추천으로 2명이 뽑혔다. 아시아는 아시안 투어 상금랭킹 상위 4명, 세계랭킹 상위 4명, 단장 추천 4명으로 구성됐다. 한국은 강성훈과 안병훈이 단장 추천으로 선발됐다. 강성훈은 이번이 첫 출전이다.
최근 PGA투어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강성훈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세계랭킹 81위 강성훈은 올 시즌 PGA투어 CIMB클래식 3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다만 포섬과 포볼 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게 변수다. 세계랭킹 100위 안병훈은 2016년 대회에 출전해 1승 2패를 기록한 바 있다. 2016년 대회에서는 김경태, 왕정훈, 안병훈 3명의 선수가 아시아 대표로 출전했다.
2014년 초대 대회에서 10대 10으로 비겼지만 2016년에는 아시아가 5.5대 18.5로 완패를 당했다. 설욕전을 벼르고 있는 아시아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다. 아시아의 톱랭커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김시우 등이 모두 불참을 선언했다. 일본의 이케다 유타가 아시아 선수 중 세계랭킹이 36위로 가장 높다. 반면 유럽은 레이스 투 두바이를 제패한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를 비롯해 헨릭 스텐손(스웨덴), 매튜 피츠패트릭, 타이렐 해튼(이상 잉글랜드) 등 강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스텐손이 세계랭킹 9위로 출전 선수 중 가장 랭킹이 높다. 유럽 팀을 이끄는 단장은 토마스 비욘(덴마크)이다.
JTBC골프는 유라시아컵 첫 날 경기를 12일 오전 9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