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은 '기권 후폭풍'에 대회에 나가기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골프파일]
최운정(볼빅)은 요즘 예전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경기를 치르고 있다. 올해 룰과 관련해 구설에 유난히 많이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운정은 지난 8월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벌타에 대해 반발해 기권을 선택했다. 대회 2라운드에서 두 뼘 정도의 거리에서 공을 마크하고 다시 놓는 과정에서 최운정이 원래 있던 자리에 공을 놓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LPGA 경기위원회는 2벌타를 매겼다. 경기를 보고 있었던 시청자 제보로 영상 판독에 들어갔고, 최운정과 마커 제시카 코다(미국)도 화면을 보고 벌타가 맞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운정은 억울했다. 벌타 상황은 맞지만 고의성이 없었기에 ‘벌타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고, ‘기권을 해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기권을 택했다. 최운정은 잘못을 인정하기 싫었고, 벌타가 매겨지면 컷오프 상황이었던 탓에 대수롭지 않게 경기를 포기했다. 기권 후폭풍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최운정은 “다음 대회에 나가기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뒤늦게 털어 놓았다. ‘선수가 어떻게 경기를 포기할 수 있냐’부터 시작해서 엄청난 비난과 악의적인 글에 상처를 받았던 최운정이다.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최운정은 “이유야 어찌됐던 ‘선수가 하지 말았어야 하는 행동’이었다”며 반성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마크하는 것 등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좀 더 신중하게 하고 있다. 동료들이 많이 믿어주고 지지해줘 지난 일을 잊어버리고 경기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최운정은 지난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3라운드 14번 홀에서도 벌타를 받았다. 물 속에 공을 무리하게 쳐서 올리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클럽을 물에 살짝 댔다. 미세한 움직임이었으나 클럽이 닿으면서 생긴 물의 동심원이 카메라에 잡혀 2벌타가 추가됐다. 본인은 알지 못했으나 경찰 출신의 캐디인 아버지가 ‘느낌이 좋지 않다’며 자진신고했고, 영상 판독을 통해 2벌타가 매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운정은 “아버지와 상의해서 내린 조치였다. 지난 캐나다 오픈 이후 (룰에 대해)더 경각심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팬들의 관심이라고 여기고 좀 더 신중하게 골프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