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출신인 최운정의 아버지 최지연씨는 2008년부터 딸의 백을 메왔다. 그러나 이번 주 대회부터 캐디 백을 내려 놓기로 했다.
최운정(볼빅)이 홀로서기를 한다.
최운정의 아버지 최지연(55)씨는 4일 자신의 SNS 계정에 "이번 주부터 드디어 첼라(최운정)의 백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관이었던 최씨는 셋째 딸 최운정이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에 데뷔하자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캐디 백도 그 때부터 멨다.
최운정은 아버지의 헌신 아래 미국 투어에서 해마다 좋아졌다. 정규 투어 첫해인 2009년에는 상금랭킹 86위였지만 70위(2010년)-35위(2011년)-35위(2012년)-17위(2013년)로 올라섰다.
올해는 최고의 성적을 냈다. 29개 대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해 9번이나 톱 10에 들었다. 우승은 못했지만 시즌 2승을 거둔 이미림(14위)이나 제시카 코다(16위)보다 높은 상금랭킹 10위(99만4943달러·약 10억7100만원)에 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운정이 한 해 10억원이 넘는 돈을 벌면서도 캐디 백을 남에게 맡기지 않은 이유는 아버지를 위해서였다. 최운정은 "첫 우승을 하면 아버지를 편하게 해드리기로 했다. 아버지가 이제 좀 쉬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첫 승만은 꼭 함께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딸의 마음을 아는 아버지가 먼저 물러섰다. 최씨는 "내가 백을 메니까 첼라가 오히려 부담을 갖는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최운정의 새로운 캐디인 마크 윌링턴은 아버지 최씨가 직접 골랐다. 유명 선수의 백을 멘 캐디는 아니지만 딸과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은 캐디라고 한다.
최운정은 몇몇 캐디와 호흡을 맞춰본 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문 캐디를 쓸 계획이다. 최운정은 "언젠가는 아버지가 아닌 전문 캐디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장은 아버지와 함께가 아닌 게 아쉽지만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최운정은 7일 일본 미에현 시마시 긴데쓰 가시고지마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즈노 클래식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출전하지만 1위 박인비(KB금융그룹) 등 톱 랭커 다수가 불참한다. 최운정의 생애 첫 우승 확률도 그만큼 높다.
J골프에서 대회 전 라운드를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위성중계한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