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강이 LPGA 투어에서 2주 연속 홀인원을 하며 부상으로 2대의 자동차를 얻은 기분을 표현했다. [네이플스=성호준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엔 ‘홀인원 소녀’가 있다. 재미동포인 대니얼 강이다.
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 투어 챔피언십 개막 전날인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만난 그는 “홀인원을 올해만 벌써 네차례 기록했다. 골프를 시작한 이후로는 9번이나 했다”고 귀띔했다.
2012년 LPGA투어에 데뷔한 대니얼 강은 올해 4차례의 홀인원 가운데 3번을 공식 대회에서 기록했다. 한시즌 홀인원 3개는 LPGA투어 최다 타이기록이다. 특히 10월에 열린 공식 대회에서 2주 연속 홀인원을 했다. 두 차례 모두 부상으로 자동차가 걸린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블루베이 1라운드에선 155야드짜리 17번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에이스를 했다. 대형 세단 뷰익 라크로스를 받았다. 그는 한 주 후인 31일 대만에서 열린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또다시 홀인원을 했다. 158야드 거리의 파3인 17번 홀에서 7번 아이언을 들고 단 한 번만에 공을 홀속에 집어넣었다. 그 덕분에 아우디 A6 T2.0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2주 연속 홀인원의 전리품(?)으로 그는 고급 승용차 2대를 챙겼다. 그는 한 대는 팔고, 한 대는 오빠에게 주기로 했단다. 대니얼 강은 “대만에서 홀인원을 할 때는 꼭 홀인원이 나올 것 같았다. 티잉그라운드에 섰는데 공이 빠져나갈 데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작 샷을 한 뒤엔 공이 빗맞았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큰 소리로 욕을 하곤 하는데 이날은 아무소리도 안했다. 그 덕분인지 공이 굴러서 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고 말했다.
홀인원 비법을 묻자 그는 “부산 출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파3홀에선 무조건 핀을 보고 지른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들은 핀을 직접 보고 공략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오르막 버디 퍼트를 하기 좋은 곳으로 샷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경주(SK텔레콤)는 “대부분 그린 뒤쪽이 높기 때문에 홀에 약간 못미치게 샷을 하는 경우가 잦다. 따라서 홀인원은 일종의 미스샷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니얼 강의 의견은 다르다. 그는 “깃대가 그린 구석에 꽂혀 있을 때도 직접 핀을 보고 공략한다. 가끔 보기를 할 때도 있지만 핀을 보고 쳐야 버디도 나오고, 홀인원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니얼 강은 또 "가장 중요한 건 공을 똑바로 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 대회에서 홀인원은 대회 당 1개 꼴로 나온다. 공을 그린 위에 바로 세우는 선수보다 어느 정도 구르게 하는 선수가 통계적으로 홀인원을 많이 하는 편이다. 마지막 한가지. 샷이 홀에 미치지 못하면 홀인원은 기대할 수 없다.
네이플스=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